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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Aug 03. 2016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조지 오웰 '동물농장'

“자, 이제 동무들, 지금부터 어젯밤의 내 꿈 얘기를 들려주겠소. 

그건 인간이 사라지고 난 다음의 이 세상에 대한 꿈이었소.”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


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무엇이건 네 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이다.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안 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동물농장_잡.다.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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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 하나가 두 발로 서서 걷고 있었다.


나폴레옹_잡.다.한 책읽기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더 좋다!”


일곱 계명은 오간데 없고 단 하나의 계명만이 거기 적혀 있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동물농장_조지 오웰



조지 오웰의 소설은 냉소적이랄까. 

기대했던 해피엔딩과 반전 따윈 없는 지극히 당연한 듯 불행한 결말을 맞는다.

동물농장 역시 그랬다. 결국엔 누가 돼지인지 누가 인간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로 끝을 맺는다. 

동물들의 반란. 평등하고 풍족한 사회. 유토피아를 꿈꾸며 자신들을 위한 노동의 단맛을 느낀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서서히 계급이 생기고 비밀이 생기며, 무지한 자들은 그걸 망각이란 수월한 방법으로 받아들인다. 1984에서도 그랬다. 대중들은 망각하고 무지한 자들로 그려진다. 그리고 부조리함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설픈 지식인을 끝까지 무력하게 등장시킨다. 아마 자기 자신을 꾸짖는 것이었을까.

동물농장의 등장 동물 중 하나인 벤저민. 빈정거리기만 할 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늘 나도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광화문에 일어나는 시위 활동. 그것들 대부분에 동의하며 지금의 현실에 늘 빈정대면서도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 찾아보고 알면서도 당일이 되면 선뜻 나서고 싶지 않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밴저민이 자신의 규칙을 깨고 벽에 적힌 동물 계명을 읽어준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렇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동물들이 주인공인 인간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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