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센티멘탈

홍차오 공항, 푸동 공항

내가 상하이에 처음 갔던 2001년 7월, 인천발 대한항공 비행기는 푸동이 아닌 홍차오 공항에 내렸다. 푸동 공항의 크고 화려한 모습에 비하여 홍차오는 작고 좀 허르스름한 모습을 가졌다. 그래도 중국 중남부를 대표하는 대도시 상하이인데 내심 좀 실망스러웠다. 향후 3, 4년간 유학을 하게 되었으니 가져간 짐이 꽤 많았다.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끌고 공항을 막 나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도로를 따라 서있는 야자수였다. 아, 여기가 남방은 남방이구나를 실감했고 얼핏 낭만적인 기분도 좀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어서 다가오는 그 습하고 더운 공기가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그게 상하이, 그리고 홍챠오 공항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이었다. 곧이어 택시기사들이 다가와 행선지를 물었고 나는 그 중 한 택시에 올라타고 유학하게 될 대학으로 향했다. 머리 속으로는 앞으로 펼쳐지게 될 상하이 유학생활을 가늠해보면서 눈으로는 처음 접하는 차창 밖의 상하이 풍경을 담느라 바빴다.


그 후 졸업할 때 까지 홍차오 공항을 다시 이용한 적은 없었고 모두 푸동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내렸다. 그래도 처음 상하이와 마주한 곳이 홍차오 공항이었던 지라 왠지 모르게 홍타오 공항을 생각하면 짠한 무언가가 있다. 상하이에 사는 동안에도 가끔 그곳 근처를 지날 때면 왠지 모를 알싸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요즘 한국에서 상하이로 들어가는 노선이 항공사별로 엄청 많아졌는데 다음 번에는 푸동이 아닌 홍차오 공항 도착 노선을 이용해봐야 겠다.

u=3682277849,4222417035&fm=72[1].jpg 홍차오 공항


상하이 서북쪽 황포구 오각장에서 4번 공항 리무진을 타고 가면 푸동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시간은 대략 한시간 남짓 걸린다. 가끔 택시도 이용했지만 주로 이 리무진을 이용해서 공항을 오갔다. 늘 다니던 상하이 거리를 리무진 버스에 타서 다시 보면 기분이 또 새롭다. 집에 간다는 설레임이 더해져 더욱 낭만적으로 채색된다고나 할까. 특히 남포대교를 따라 외탄과 황포강 지역을 건널 때면 그런 기분이 더해지는 것 같다. 또한 주로 생활하는 곳이 포서 지역이다보니 차창 밖 포동 지역의 풍경도 신선하고 정겹게 다가오는 것이다. 반대로 다시 상하이로 돌아와 리무진 버스를 타고 상하이 집으로 돌아갈 때의 감정은 또 달랐다. 귀국해서 원기를 충전한 뒤의 컴백이라 예컨대 앞으로는 더 보람 있게 상하이 생활을 하겠다는 약간의 다짐 같은 것이 늘 동반되고는 했다.


u=1711031846,1327629402&fm=27&gp=0[1].jpg 푸동 공항


한국에서 가족이나 친구가 놀러왔을 때 마중 나가던 푸동 공항도 떠오른다. 곧 반가운 이를 만난다는 설레임에 공항 가던 길이 참으로 좋았던 기억이 가슴 속에 남아있다. 그래서였는지 가끔은 비행기 탈 일도, 누굴 마중 나갈 일도 없이 그냥 바람 쐬듯 푸동 공항에 간 적도 있었다. 종종 비번인 상하이 후배를 대동하기도 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풍경, 그리고 크고 넓은 푸동 공항의 그 분위기 자체가 좋아서였을까. 그러고 보면 공항에는 항상 약간의 설레임과 감정적 과장이 있지 않던가. 헤어지고 만나고 아쉽고 기쁜 그런 감정들 말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립고 마음이 헛헛해지면 가끔씩 아무 목적도 없이 그 곳에 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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