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호 이야기
시호(諡號)란 죽은 뒤 황제나 임금 등 군주가 신하에게 내리는 호칭으로, 동양의 특수한 한 전통이다. 그러니까 시호란 곧 죽은 뒤의 이름이다. 죽은 뒤의 호칭을 따로 지어 부른다는 것이 특이하고 흥미롭다. 따로 이름을 지어 망자를 기리고 추모, 혹은 추억했다는 점이 한편으론 꽤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자, 예를 들어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개국하는데 커다란 공을 세운 소하의 시호는 문종후(文宗候), 장량의 시호는 문성(文成)이다. 시호의 기원은 대개 중국 주나라로 본다. 자, 그렇다면 어떤 근거와 방식으로 시호를 만드는가. 물론 그냥 막 짓는 게 아니다. 시호에 대해 좀더 알아보려면 먼저 시호의 정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諡란 삶의 흔적, 행동, 號는 겉으로 드러나는 공적을 말한다. 주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시법해>에 따르면, 큰 행동을 하면 큰 이름을 받고 작게 행동하면 작은 이름을 받는다, 라며 시호를 짓는 기본 원칙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크고 작은 행동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진 않다.
일반적으로 시호는 긍정적 의미의 글자가 사용된다. 앞서 문종후나 문성에서도 볼 수 있듯이 ‘文’자가 아주 많이 쓰인다. 여기서 문은 단순히 글을 잘 썼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의적이다. 가령 정치를 잘했다. 학문을 좋아했다. 도덕적이었다. 등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 할수 있다. 簡도 많이 쓰인다. 역시 긍정적 의미로 덕이 있고 나태하지 않음, 결점이 없음, 등의 의미를 지닌다. 武도 역시 흔한데, 무공이 뛰어나다는 기본 의미 외에도 뜻이 컸다. 등등을 의미했다. 하지만 모든 시호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때로는 중립적, 혹은 부정적 의미를 지닌 시호도 물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