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이야기
중국어에는 양사(量詞)라는 품사가 있다. 수사와 더해 수량사로도 불린다. 중국인의 셈법, 나아가 상술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중국인들이 쓰는 언어가 양사가 발달한 언어라는 점도 그런 맥락에서 한번 생각해봄 직 하다. 양사가 하나의 독립된 품사일만큼 중국인의 수량 관념은 고대부터 디테일했었나 보다 ㅎ 특히 사물 하나하나를 세는 개체, 단위 관념이 무척 발달했다. 중국어만 그런 건 물론 아니다. 우리 한국어나 일본어도 양사가 발달한 언어이다. 하지만 우리 한국어의 경우에는 따로 독립된 품사로 두지 않고 명사에 속해 단위명사로 분류될 뿐이다. 어쨌든 우리말의 70프로 이상이 한자어로 구성되어 있으니 중국의 양사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우리 고유어 계통의 양사도 많다. 자, 한국어에서는 동물을 모두 ‘마리’라는 단위로 표현 가능하다. 육해공의 모든 동물들을 다 포괄해 사용된다. 하지만 중국어에선 다르다. 꽤나 복잡하다. 우리도 그렇게 쓰기도 하는데, 예컨대 말 한 필, 소 한 두 식으로 동물에 따라 다른 다양한 양사를 쓴다. 그래서 어렵다. 모국어 화자가 아닌 이상 중국어를 좀 한다 해도 복잡 다양한 양사를 정확히 쓰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외국인이 적재적소에 정확한 양사를 쓰는 것은 중국어를 진짜 잘하나를 가늠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중국어 양사의 개수는 대략 8, 900개에 이른다.
양사는 수량을 표현하는 기본 기능 외에, 언어사용을 더욱 풍부하고 생동감 있게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자. 한 줄기 희망, 희망 한 스푼, 한 줌의 재, 걱정 한 사발, 한 잔의 추억, 추억 한 다발 등등의 경우, 그 사용 목적은 결코 계량에만 있지 않다. 말하자면 심리, 수사적 기능으로 사용된다. 셀 수 없는 어떤 추상적인 것들을 양사를 써서 시각화시켜주는 동시에 언어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