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야 산다, 피휘
피해야 산다, 피휘
피휘(避諱)라는 것이 있다. 어떤 특정 글자를 피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이게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무려 주나라 때부터 이런 습관이 있었다고 하니 말 그대로 수천년 동안 이어진 전통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황제나 왕, 선조, 웃어른 등의 이름 글자를 피해쓰는 것이다. 초기엔 별로 성행되지 않았지만 송대에 이르면 황제의 이름과 관련해서 50여 글자까지 피휘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니 아득할 뿐이다. 게다가 이 규칙을 어길 경우 큰 벌을 받는 경우도 있었으니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피휘는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전통적인 예법이나 규정, 혹은 선조들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그와 관련된 글자를 피하는 경휘, 둘째 미신적인 심리로 특정 글자를 쓰지 않는 기휘, 셋째 어떤 사람이나 사물, 사건 등에 대해 미워하는 마음으로 그와 관련된 글자를 쓰지 않는 증휘가 있다.
오늘날에도 피휘의 전통은 이어진다. 가령 엘리베이터에서 숫자 4를 쓰지 않는다던가, 같은 발음이 연상되어 특정 물건을 선물하지 않는 풍습, 예컨대 이별한다, 헤어진다는 글자와 발음이 같은 우산, 배는 선물하지 않는다는 등등이 현대의 일상에 존재하는 피휘에 해당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