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중년시대

2화-송구영신


매년 연말연시 즈음이 되면 평소보다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되고, 또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말들을 하게 되고, 또한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된다. 가령 또 1년이 지나간다는 아쉬움,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에 대한 야속함, 좀 더 노력해야겠다는 반성, 새해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 등등이 복잡하게 얽힌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 동료들, 그리고 이런저런 지인들과 덕담을 주고받으며 해를 보내고 또 해를 맞는다.



그리고 이 연말연시 즈음에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바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문구인데, 글자대로 풀이하면 지난 것을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한다는 말이다. 글자 그대로 지난 한 해를 잘 보내고 새해를 희망차게 맞이하자는 좋은 의미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네 삶이란 게 사실은 이 송구영신의 연속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일상에서 얼마든지 송구영신을 경험한다. 가령 오래되어 망가진 핸드폰을 버리고 새 핸드폰을 구입하고, 차도 새것으로 바꾸고, 또 아주 간혹이겠지만 때로 집도 바꾼다. 자 이번에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종종 송구영신이 이루어진다. 가령 회사를 이직하면 옛 동료들과 멀어지고 새 회사의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남녀의 연애에서도 만나던 이와 헤어지고 새로운 상대를 만나면 그것도 또 하나의 송구영신이 되는 셈이다.


어쨌든 이 송구영신이란 말에는 아쉬움과 기대, 혹은 기쁨과 슬픔이 공존한다. 그러기에 떠나가고 새로 찾아오는 시간은 물론이고 사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송구영신을 잘 해야 될 것 같다. 떠나는, 혹은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허망함, 미안함 등은 잘 달래야 하고, 새로 시작하는 설레임, 희망, 기쁨 등도 잘 조절해야 할 것이다. 새해, 조금은 더 깊어지고 멀리보는 중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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