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에 <라구요>
올해 90세이신 내 아버지의 고향은 개성이다.
6, 25 나던 해 가을에 피난을 나오셨으니
고향을 떠난지 무려 74년이다.
수구초심, 낙엽귀근이라 했다.
이제 인생의 말년에 이른 내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은
고향땅에 가보는 것이다.
실향민 2세대인 나는
원체험이 없으니
아무리 개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도
그다지 공감을 할수가 없다.
하지만,
나도 오십이 되어 나이가 드니,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며 가슴 아파한
아버지의 심정을
그래도 어느 정도 이해할수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너무나 가슴 아프고
할수 있는게 거의 없다는 현실이 답답하다.
아버지는
삼형제 중의 막내로
부족하지 않은 집의 도련님이었고
6, 25나던 그해
개성의 한 중학교에서 공부 잘하던 중3의 학생이었다.
당시 내 아버지는 아버지와 두 형, 즉 삼부자만
잠시 피난을 온 상황이었고
고향집에는 어머니와 인근에 시집간 누이가 계셨다.
분단이 되었으니
어머니와 누나와 영영 이별을 한 것이었다.
평생, 얼마나 엄마와 누나를 그리워했을 것인가.
강산에의 노래 <라구요>도 그런 아버지, 어머니 이야기다.
그러니까 강산에도 실향민 2세일 터이다.
몇년전 북한 공연에
강산에가 나선 것도 그런 연유에서였을 것이다.
아들인 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본 적이 있고,
앞으로 연극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다.
그렇게 라도 아버지의 아픔과 회한을 좀
위로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연극이 잘 되면
아버지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볼 계획이 있다.
사실 영화로도 만들고 싶지만
너무 규모가 크고 제작비도 많이 들 것 같아서 쉽지 않을 것 같다.
쓸쓸하지만 가끔씩 불러본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을 볼수는 없었지만,
그 노래만은 너무 잘아는 건
내아버지 레퍼토리, 그중에 18번이기 때문에. 18번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