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적 <영회시>
詠懷詩 1수
夜中不能寐, 起坐彈鳴琴.
薄帷鑒明月, 淸風吹我襟.
孤鴻號外野, 翔鳥鳴北林.
徘徊將何見, 憂思獨傷心.
한밤에 잠 못 들어, 일어나 앉아 거문고를 울린다
엷은 휘장에 밝은 달 비치고, 맑은 바람 내 옷깃 스치네
외기러기 밖의 들에서 울고, 날 새 소리 북쪽 숲에서 들려온다.
서성거림에 무엇이 보이는가, 시름겨워 홀로 마음 아파하노라
죽림칠현은 삼국시대에서 위나라로 왕조가 교체되던 시기, 부패한 정치권력에 등을 돌리고 죽림으로 들어가 세월을 보낸 7명의 선비를 지칭한다. 벼슬과 부를 멀리하고 시와 술, 거문고를 즐기며 청빈을 추구했던 그들의 삶은 동아시아 사상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소위 은일하는 현자의 삶, 세속을 멀리하고 자연과 벗하는 청빈의 가치, 그들의 삶이 어찌 그리 즐겁고 낭만적이기만 했겠냐만 어쨌든 많은 이들에게 자유와 낭만의 이미지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죽림칠현, 그중 완적의 시를 한수 골라보았다. 위나라의 뛰어난 시인으로 젊어 한때 관직에 나가기도 했지만 난세 속 항상 고뇌와 번뇌에 시달렸던 그의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회한을 읇는다 라는 제목에 이미 모든 것이 담겨있는 것 같다. 불안한 시대를 사는 지식인, 그래서 그는 거문고를 곁에 두고 술을 벗 삼고 대숲을 거닐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