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조 <여몽령>
如夢令 其二(여몽령 두 번째)
昨夜雨疏風驟(작야우소풍취)
濃睡不消殘酒(농수불소잔주)
試問捲簾人(시문권렴인)
卻道海棠依舊(각도해당의구)
知否?知否?(지부지부)
應是綠肥紅瘦(응시녹비홍수)
어젯밤 비는 흩뿌리고 바람 드세었는데
깊이 잠을 자도 술기운이 가시지 않네
발을 걷는 아이에게 물었더니
해당화는 그대로 있어요 라고 답하네
정말 알긴 아는거니?
아니야 초록은 무성하지만 붉은 꽃은 시들어버렸어
이청조는 송대에 활약한 산동성 제남 출신의 여류시인이다 지난번 소개한 신기질도 제남 출신인데, 그런 인연으로 신기질과 함께 제남이안으로 불린다. 마침 필자가 군 제대 후 처음 중국에 가서 어학 연수를 한 곳이 바로 제남이었다. 시내 곳곳에 호수와 샘물이 있는 물의 도시이기도 한 산동성 제남에서 반년간 살며 제남의 역사와 문화를 조금씩 알게 되었는데, 신기질과 이청조도 그때 알게 되었다. 제남에는 이청조 사당이 있고, 곳곳에 이청조의 작품들이 안내되어 있다. 千古第一佳女라는 칭호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는 여성 문인이 이청조다. 그녀의 작품들은 젊은 시절의 나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일상과 자연을 주 소재로 삼았지만, 동시에 신기질이 그랬던 것처럼 시대의 변화를 비장하게 읊기도 했다. 이청조는 특히 현대에 와서 재평가되며 애송되고 있으며 그녀의 여러 작품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이 <여몽령>의 시구를 따서 제목으로 삼은 <녹비홍수>라는 드라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