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시 한수]

설도 <매미>

매미(蟬) 설도


露滌淸音遠(노척청음원)

風吹數葉齊(풍취수엽제)

聲聲似相接(성성사상접)

各在一枝棲(각재일지서)


이슬에 씻긴 듯 맑은 소리 멀리서 들리고

바람 불어 잎사귀들을 가지런히 해주네

소리소리 서로 이어진 듯 하나

저마다 한 가지씩에 깃들어 있네


시문학이 찬란하게 타올랐던 당나라 때, 4대 여류시인으로 불리며 높은 평가를 받은 여성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설도(薛濤)다. 부잣집 딸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시를 짓기도 하였으나 아버지가 죽고 가세가 기울자 14세의 나이에 기녀가 되었다. 일급 문인들과 교류하며 많은 시를 썼고 문재가 널리 알려졌다. 설도는 우리와도 인연이 있는데, 흥미롭게도 설도의 시 <춘망사>의 일부를 가져다 만든 한국 가곡이 있다. 바로 <동심초>라는 노래다.

그녀의 작품 중 <매미>를 골라보았다. 요즘같이 폭염을 기승을 부리는 여름, 아침마다 여기저기서 매미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냥 여름이면 으레 들리는 소리라고 넘길수 있으나,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수도 있다. 자, 매미 울음이 시인의 감성을 건드렸던 것 같다. 이슬을 먹고 산다는 매미의 어떤 고고함, 끊어질 듯 이어지는 소리, 그리고 각기 한 가지 안에만 깃든다는 특징 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을 투영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작가의 이전글[어쩌다 한시 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