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한 <양주사>
王翰 <凉州詞>
葡萄美酒夜光杯 포도미주야광배
欲飮琵琶馬上催 욕음비파마상최
醉臥沙場君莫笑 취와사장군막소
古來征戰幾人回 고래정전기인회
좋은 포도주 야광배에 따라
한잔 마시려니 비파소리, 출정을 재촉하네.
취해서 모래바닥에 누운들 그대는 비웃지 마라
예로부터 전쟁 나가 돌아온 사람 몇이던가
당나라 왕한의 유명한 변새시다. 변새시란 간단히 말해 변경, 변방 군인들의 애환을 담아내는 시를 지칭한다. 시인 왕한은 젊어서부터 호탕하기로 유명했고, 술과 수렵에 탐닉한 걸로 잘 알려져 있다. 양주는 지금의 감숙성 일대를 가리킨다. 그러니까 제목 양주사는 “양주의 노래” 쯤으로 옮길 수 있겠다. 척박한 서역 땅, 변경을 지키는 병사들의 호방함과 비장함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는 이 시는 소위 변새시의 최고봉 중의 하나로 널리 애송되고 있다. 시는 비록 짧지만 여러 흥미로운 정보들도 담아내고 있다. 첫 구절 포도미주, 포도는 알다시피 서역에서 들여온 과일, 이 양주 일대가 중국의 대표적 포도 산지였다. 백옥으로 만들어 밤에도 광채가 나는 야광배, 그리고 비파, 이런 것들이 모두 서역으로부터 들여온 것이다. 이처럼 작품은 서북쪽의 이국적 풍경과 정서를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 구절이 가슴을 친다. 도대체 전쟁이란 무엇이고 왜 해야만 하는가. 옛날에도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개인은 물론 가족, 국가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기는 모두의 비극인 전쟁, 천 몇백년 전 감숙성 변방을 지키던 병사의 외침이 가슴을 훅하고 찌르고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