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시 한수

이익 <야상수강성문적>

夜上受降城聞笛 <李益>

밤에 수강성에 올라 피리 소리 들으며


回樂峰前沙似雪(회락봉전사사설)

受降城外月如霜(수항성외월여상)

不知何處吹蘆管(부지하처취로관)

一夜征人盡望鄕(일야정인진망향)


회락봉 앞 모래밭 눈같이 희고

수항성 밖의 달빛 찬 서리 같구나.

어디선가 들려오는 갈대 피리 소리

온 밤 내내 병사들 모두 고향 생각하겠네.


당나라 시인 이익은 젊은 날 종군하며 전쟁을 숱하게 겪었고, 그 영향으로 시 또한 어둡고 비장한 풍격의 작품들이 많다. 훗날 과거에 급제하여 예부상서까지 올랐다. 당대 칠언절구의 최강자로 이름을 얻었고, 그의 시를 노래로 부르려는 가인들이 줄을 섰다고 한다. 이익의 시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이 시는 전반부에서 변방의 처량한 밤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후반부에서는 망향의 깊은 감정을 기막히게 형상화하며 전반과 후반부를 절묘하게 배치하고 있다. 눈 같이 하얀 모래, 서리 같이 맑은 달빛,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피리 소리, 병사들은 너나 할거 없이 깊은 향수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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