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중년시대

15화-폭력과 야만에 대하여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고 벌써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고 있다. 과학과 기술은 정말 말 그대로 첨단을 달리고 있고, 경제 수준도 계속 오르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세계가 한마당이라는 말이 실감될 만큼 국제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예전보다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의 문명, 우리의 삶은 정말 예전에 비해 발전되고 한 단계 더 진보, 혹은 고급해진 것일까.


정보의 홍수 속 매일 매일 접하게 되는 나라 안팎의 사건, 사고들을 보면서 나는 자주 폭력, 그리고 야만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온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사건, 매일 언론을 장식하는 야만적인 갑질의 행태, 눈뜨고 보기 힘든 군대 내 폭력 문제, 가난과 실직, 절망에 내몰린 사람들의 극단적인 선택, 거대하고 차가운 조직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벌이는 개인들, 부패와 부정, 권력형 비리, 열거하자니 끝이 없고 섬뜩하다. 또한 세계 곳곳은 이념과 종교의 차이, 민족 간의 갈등으로 매일 끔찍한 일들이 벌어진다. 사회의 일원으로, 또 한 인간으로 그런 소식을, 모습을 접하는 일은 답답하고 괴롭다. 때로는 분노가 솟고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한계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경우도 많다. 문명? 문화? 진보? 다 헛소리 아닌가.


어째서 이러한 문제들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왜 개선되지 못하는 것인가.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음주운전으로 희생을 당해야 그 위험한 행태가 근절될 것인가. 얼마나 더 많은 총기 사고가 터져야 총기를 규제할 것인가. 역사는 진보하지 못하고 반복되는 것인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그저 다 과도기란 말인가. 결국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것들, 그것은 한 꺼풀만 벗기면 잔인하고 처참한 인간의 야만과 욕망이 날것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체념하고 허탈해하는 수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 계속 지켜봐야 하고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목소리를 내야하고 많은 이들과 연대를 해야 한다. 살아있는 한, 희망을 버리면 안될 것이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러보자. 내 주위, 우리 주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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