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분노와 환멸에 대하여
우리는 언제 분노하고 또 얼마나 자주 그런가. 생각해보면 하루에도 열두 번 씩 화난다. 명백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기도 하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짜증과 화가 치솟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인내심도 더 커지고 무슨 일에 대해서도 관대해질 것 같지만 천만에,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화가 치밀며 그것은 다시 분노가 되어 버린다. 대상도 천차만별이다. 직장 상사가 되기도 하고 몸담고 있는 조직을 향하기도 한다. 또한 거기서 더 확대되어 정부와 나라에 화가 나다가 급기야는 실체 없는 대상을 향해 앞뒤 없이 화를 내고 있기도 하다. 아이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을 웃지만 어른들은 거의 웃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나마 몇 번 있는 웃음도 대개는 냉소라고 하니 씁쓸한 일이다. ㅋㅋ
분노와는 또 다른 감정으로 환멸도 있다. 분노가 급격히 끓어오르는 것이라면, 환멸은 실망과 허무에 가깝고 허탈감이 수반되는 차가운 감정이다. 뭔가에 기대하거나 바랐던 일이 깨지면서 다가오는 감정일 것이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 환멸을 느끼는가. 도저히 개선될 것 같지 않은 온갖 부조리에 환멸을 느낀다. 뒤이어 냉소, 혹은 아예 무관심으로 이 어지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가장 많은 환멸을 느끼는 대상은 아마도 정치일 것이다. 그리고 예컨대 남녀 간의 감정이 또 그렇다. 가령 뜨겁게 불탔던 남녀 간의 사랑이 식고 깨지게 되었을 때, 개인의 차는 물론 있겠지만 대개 극심한 고통과 더불어 환멸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일적인 면에서도 그럴 수 있고, 한때는 내가 확신했던 어떤 가치, 혹은 목표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결국 그러한 감정들을 어떻게 다스리고 슬기롭게 극복해가야 하는가가 중요할 터이다. 예컨대 취미를 적극 활용해야 하고, 되도록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될대로 되라, 는 식으로 그냥 놔버리는 게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다. 혼자서 도저히 해결하기 힘들면 주위의 도움을 받고 또 전문가를 찾아야 할 것이다. 사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만 문제는 그게 그리 말처럼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밝고 맑은 정신으로 살긴 정말 어려운 시절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