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치유와 성찰, 글쓰기
바야흐로 최첨단의 과학시대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과 기기들이 새로 태어나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곧이어 빠져들게 만든다. 가령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의 그 놀라운 기능들은 예전에는 상상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을 눈앞에서 바로 실현해준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기술이 발달했다고 해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많은 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얻을 수 있는 삶의 노하우들은 제아무리 발달된 기술과 기계라 해도 따라 올수 없는 것이다.
마흔과 쉬흔 그 사이 어디쯤, 당신과 나는 세상의 이모저모를 어느 정도 겪었다. 그에 대한 나름의 경험과 견해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는 다른 이들은 잘 모르는, 특정 분야에서 갈고 닦은 나만의 노하우도 있을 것이다. 그런 소중한 것들을 글로 써서 기록으로 남겨보면 어떨까. 더 나아가 많은 사람과 공유해보면 어떨까.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보면 언제 글을 쓸 시간이 있겠는가. 하긴 생각해보니 학창시절 일기가 끝일까. 대학시절 레포트 이후 글쓰기에서 멀어져갔는가. 아니면 연애시절 써본 편지가 마지막인가. 그래도 회사생활에서 보고서와 이런저런 서류를 쓰고 있진 않을까. 이렇듯 각자 조금씩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나이 먹고는 글을 거의 안 쓴다는 점에 공감할 것이다.
왜 어린 시절 선생님과 부모님은 우리에게 일기쓰기를 시켰을까. 하루하루 했던 일을 돌아보고 정리하고 잘못된 부분은 반성하고 고치게 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렇게 귀찮고 쓰기 싫었던 일기, 그러나 그 속엔 무시못할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요컨대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한편,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기회였다.
요즘 소위 힐링이 일대 유행이다. 알맹이 없는 야바위 같은 것들이 너도나도 힐링이란 이름을 달고 횡행한다. 세상에 왜 이리 아픈 사람이 많은가. 과학이 발달하고 경제가 발달하면 더 행복해지고 건강해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예전에 비해 더욱 시달리고 있고 불안하며 공허하다. 나이를 들어가면서는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허무감과 환멸이 늘어난다. 그리고 예고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들어오는 삶의 태클들은 또 왜 이리 많은지. 온전한 정신으로 살기가 정말 힘든 시대다. 우울증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온갖 험난한 사건 사고가 매일 벌어진다.
이때 괴롭고 허무한 마음을 다잡고 아픈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글쓰기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나만의 고통, 번뇌와 허무를 글쓰기를 통해 드러내보면, 어느새 조금씩 회복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회사나 자신의 일에 대한 업무일지부터 시작해도 좋고, 혹시 아파서 병원에 있다면 병상일기라도 좋다. 금과옥조같은 아이들을 키우며 쓰는 육아일기도 물론 좋다. 예전 학창시절 때처럼 매일매일 간단한 일기를 써보자. 아니 며칠에 한번 써도 좋다. 할 수 있는 대로 어떤 것이라도 글로 옮겨보자.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다짐과 계획을 짠다. 글쓰기를 시작해보자. 멋진 공책을 하나 새로 사서 적어보면 의욕도 생기고 좋다. 아니면 컴퓨터를 사용해 파일로 정리해도 물론 좋다. 인터넷 상의 블로그나 미니홈피도 좋다. 어디든 좋다. 트위터나 페이스 북, 카카오 톡 등에 올리는 짧은 단문도 당연히 가능하다. 그것을 잘 모으면 훌륭한 단상이 될 것이다. 부디 글쓰기의 힘과 효능을 꼭 느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