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나의 도전

나의 영화감독 도전기

지금 방 안 내 앉은뱅이 책상 앞에는 파나소닉 카메라가 세워져 있다. 카메라를 받치고 있는 삼각대는 벤로라는 이름의 브랜드다. 며칠 전인 4월 30일에 마감된 부천국제영화제와 정동진독립영화제 상영작 공모에 그동안 작업했던 영화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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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영화를 처음 보았던 소년 시절부터 중년이 된 지금까지, 영화보기는 변함없이 좋아하는 취미다. 한때 좋아했던 여러 취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혹은 나이가 들면서 시들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는 좋은 친구처럼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단순히 보기를 넘어 만들기도 하니, 이젠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한 걸음 더 훅 들어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대학에서 중국어와 중국문학, 문화를 가르치며 산다. 영화는 한 사회를 비추는 거울의 기능도 하는 바, 수업 시 중국 영화도 자주 활용한다. 또한 가끔 학생들에게 내가 직접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는데, 학생들은 신기해하기도 하고 재밌어 한다. 나는 내 이야기가, 다시 말해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선생의 이야기가 그들에게 작은 자극이 되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막막하고 외롭던 중국 유학시절, 그 청춘의 끝자락에 보았던 많은 영화들은 나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 주었다. 별 탈 없이 박사 유학을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되었을 때, 문득 영화를 전공 삼아 다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었다. 귀국을 위해 배편으로 짐을 실어보내는 한편, 베이징 전영학원이나 상하이 희극학원에서 한 1년 연출과정을 해볼까 알아보기도 했다. 돌아보면 그때부터 영화보기를 넘어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때가 2004년 6월이었다.


귀국해서 대학 강단에 서고, 생활인으로 바쁘게 살다보니 영화 연출을 새로 배우거나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울 여력이 없었다. 대신 영화에 대한 글들을 부지런히 써서 발표했고 영화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쓰기도 했으며, 관련해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또한 영화로 만들고 싶은 이야기들을 시나리오로 정리해 놓았다. 시간이 흐르며 우리 사회와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영상, 영화 분야도 문턱이 낮아졌다. 그리하여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만으로도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환경이 이렇게 좋아졌으니 더 이상 주저하거나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나는 부지런히 관련 지식을 익혔고, 지역 미디어센터에 가서 장비도 대여해서 계속 연습했다. 어느 정도 손에 익은 뒤에는 촬영 장비도 구입했다.


그리하여 몇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직접 각본, 연출, 제작, 편집, 그리고 출연까지 1인 다역을 맡으며 영화를 만들고 있다. 방학이나 주말을 이용해 틈틈이 작업하고 있는데, 그 시간이 무척 즐겁고 행복하다. 동시에 영화를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고독하고 고단한 일인가에 대해서도 제대로 느끼고 있다. 작업한 영화의 최종본을 뽑을 때 느끼는 그 짜릿짜릿함, 완성된 작품을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 응모할 때의 그 설레임이 참 좋다. 그동안 여러 영화제와 영상 공모전에 응모했고, 나름의 작은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이렇다 하게 내세울 성과는 아직 없지만 나는 주저하지 않고 계속해서 전진할 것이다. 그리고 뚝심 있게 우리 세상과 삶에 대해 표현하고 발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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