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에 대하여
5살 아이를 키우면서 새로 겪게 되는 일들이 참 많고
그에 대한 소회들이 또한 적지 않다.
어떤 이들은 그런 것들을 육아 일기, 혹은 아빠 일기 등으로 꼼꼼하게 정리를 할 것이다.
내 경우는,
세세한 일기 형태는 아니고, 기록해 둘 만한 사항들을 나름대로 정리해두는 편이다.
가령 뒤집고, 기고, 걷고, 말하고, 어린이 집에 가고, 용변을 가리는 등의 큼직한 성장 단계를 기록하고 그에 대한 소회를 정리해보거나,
어디가 아프다던가, 혹은 참고할 만한 사항들을 기록하기도 하고,
각종 행사, 여행, 방문 등등에 대해서도 나름 적어본다.
글 뿐 아니라 틈나는 대로 영상을 찍어 편집하여 정리하고 있다.
그리 꼼꼼한 성격이 못되지만, 나름대로 꾸준하게 기록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이제 막 48개월이 지난 아들을 키우며
요즘 내가 자주 느끼고 떠올려보는 단어 중 하나는 ‘동심’이다.
아무 거리낌 없이 희노애락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순진무구한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잊고 살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으로 수시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다. ㅎㅎ
아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함께 웃고 떠들고 뒹굴다보면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른다.
아침에 눈떴을 때부터 밤에 잠들기까지 쉴 새 없이 말하고 웃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 티비 프로그램, 캐릭터를 새로 알아가게 되고
노래도 새로 익히고 여러 동화책도 다시 접하게 되고 그걸 다시 읽어주게 된다
바다에 사는 수많은 생물, 그리고 공룡 등등의 이름을 새로 익히고
아이가 물으면 수시로 인터넷을 뒤져 답을 해줘야 한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간 꽃, 풀, 사물에 대해 다시 집중하게 되고
영어 단어도 다시 부지런히 익히게 된다.
엄마와 아빠는 최대한 아이의 시선과 감정에서
공유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르는 건 빨리 인정하고 부지런히 보고 듣고 배우려고 한다.
나는 평균보다 좀 늦게 아빠가 된 케이스인데
나이가 많다고 육아나 기타 상황에 대해 더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성숙하게 대처하는 것도 아닌 거 같다.
우리는 부모님과 위 아래 함께 살고 있으니
3대가 함께 사는 셈이다.
나로서는 아이 육아에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또한 아이의 재롱 덕분에 우리 집의 일상에는 많은 활기가 돈다.
아이도 자연스레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것이다.
예전에 어떤 티비 프로에서 들은 말인데
아이는 하루에 수백번을 웃는다고 한다.
반면 어른은 한 열댓 번 웃는데, 그나마도 냉소와 쓴웃음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ㅋㅋ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동심, 그래 우리도 한번 다시 되찾아보자 동심!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 명대의 사상가 이지(이탁오)는
글쓰기, 나아가 혼탁한 세상 지식인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동심설을 제시한 바 있다.
그가 쓴 글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세상에는 이미 동심을 잃어버린 가짜 사람들이 모여
가짜 글과 가짜 생각들이 판을 치고 있다.
동심은 어디에 있는가. 세상을 향한 촉수가 싱싱하게 살아있던,
모든 것이 바람이고 풀이었던
동심의 세계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