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이야기2

사랑의 말, 말들의 잔치


사랑의 말, 말들의 잔치

중국 시가(詩歌)의 출발이자 유가의 주요 경전으로도 여겨지는 <詩經>은 또한 공자가 집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 그런데 이 시경이 어떤 책인고 하니, 춘추전국 시대 각국의 노래말을 모은 책이다. 고대 중국의 노래? 그걸 또 공자가 편찬했다고? 어라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 옛날, 삼천년 전의 노래라니, 또 그것을 세계 4대 성인 중 한명인 공자가 열심히 모아서 편찬을 했다니...


<시경>에는 총 305편의 시가가 실려 있다. 풍, 아, 송으로 대별되는데, 그 중 풍이 가장 많은 160편을 차지한다. 풍은 대중들의 희노애락을 직접적이고 생생하게 담아낸 소위 당대의 대중가요였다. 특히나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과감하고 직접적으로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한마디로 그 속에는 사랑의 언어가 넘쳐난다. 생생한 당대의 구어, 그리고 솔직하고 대담한 감정표현, 이처럼 우리는 <시경>을 통해 고대 중국인들의 생각과 감정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언어들이 그 안에 가득가득 담겨있다. 말 그대로 사랑의 말들이 넘치는, 말들의 잔치, 향연인 것이다.


건달 같은 남자 능글거리며 천을 안고 와 생사와 바꾸자고 하네

사실은 생사를 바꾸자는 게 아니라 나에게 뜻이 있던 거 겠지


위풍 중 「맹」이라는 시가의 한 구절이다. 즉 위나라에서 유행하던 시가인데, 여자는 사내에게 마음을 주지만 결국 고생 끝에 버림받고 그 한을 토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자와 음악은 언뜻 매치가 안될 거 같지만, 사실 공자는 음악을 중시하고 스스로도 무척 즐긴 사람이다. 그래서 제자들에게도 항상 예와 더불어 음악을 강조했다. 이웃나라인 제나라에서 소라는 음악을 듣고 석달 간 고기 맛을 잊었을 정도로 그 음악에 푹 빠졌다는 일화도 있다. 말하자면 공자는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시와 음악을 통해 흥을 일으키고 세상과 사물을 바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예나 지금이나 대중가요엔 민심이 담겨있다. 주나라 시절엔 지역 제후들이 정치를 잘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그 지역 노래를 수집하는 관리를 따로 두기도 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1년 넘게 트로트가 대유행하고 있다. 이 시점 왜 유독 트로트 일까? 코로나에 경제위기에 서로 불신하고 미워하고, 이래저래 힘들고 지친 세상, 트로트의 그 한 많고 구슬픈 가락이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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