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이야기4

춘추전국의 논객들

어느 시대에나 논객은 존재했고 각자 분명한 역할이 있었다. 때는 춘추전국, 혼란의 각축장, 당시 말로 천하를 주름잡던 달변가들이 즐비했다. 변사, 혹은 유세객으로 불리던 이들의 무기는 바로 세치 혀였다. 그들은 뛰어난 화술과 논리정연한 논변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때로 제압했다. 상대의 심리를 꿰뚫기 위해 다양한 훈련을 거쳤다. 흔히 유세술이라 불리는 그들의 공부에는 오늘날 심리학에 해당하는 것도 당연히 포함되었다.


춘추전국의 대표적인 변사로 소진과 장의를 먼저 꼽을 수 있다. 그들은 바로 합종연횡이라는 성어를 만든 장본인들이다. 그들은 당대의 정세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냈고 대세를 따라 대응책을 만들어내며 이름을 떨쳤다. 잘 알려져 있듯 소진은 강대국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6국이 종으로 연합하는 합종책을 주장했고, 장의는 육국이 횡으로 각각 진나라와 동맹을 맺는 연횡책을 주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그 둘 모두 당대 유세술의 대가 귀곡선생에게 동문수학했다는 사실이다.

특이한 변사로는 전국시대 공손율을 꼽을 수 있다. 그의 화술은 궤변과 논설의 경계를 묘하게 넘나드는 것으로 유명했다.


<논형>의 저자 왕충은 논변에 심변과 구변이 있다고 말했다. 구변은 즉 말로만 이기는 것을 말함이고, 근거에 맞고 합리적이어서 상대가 기쁘게 따르도록 하는 것을 심변이라는 것이다. 즉 진정한 설득의 기술은 마음까지 설복시키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 정도 경지는 아무나 쉽게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시대를 이끌었던 뛰어난 논객, 이들의 논변은 정확한 언어와 논리로 상대를 설득시켰다. 그를 위해서는 상대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고, 풍부한 지식을 갖추어 사물의 이치를 파악해야 했을 것이다.


여기서 자연스레 드는 생각은 우리 시대에 인정할 만한 유능한 논객은 과연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껍데기 뿐인 공허한 말들만 난무하고, 그저 상대에게 상처 주는 독하고 센 말들이 횡행하고, 니편 내편 갈라서 나만 옳다 우기는 싸구려 논리만이 둥둥 떠다니는 이 시대, 진정한 논객은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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