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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Nov 14. 2020

베를린 자유대 (FU), 들어가자!  

#58.

100일챌린지 58일째 


요가 50분 

독서 1시간 30분

독일어 1시간 

첼로 30분 




드디어 대학에 입학 신청을 공식으로 했다! 

지도교수님이 논문지도 동의서에 사인을 해서 주셨고, 다른 제출 서류들은 너무 오래전부터 다 준비가 되어있던터라, 오늘 동의서를 받자마자 바로 정리해서 이메일을 보냈다. 


지도교수와 첫 미팅을 한 것이 6월달. 

지도교수에게 처음 이메일을 보낸 것이 2월. 4개월 동안 답이 안 와서 거의 포기할 지점이었는데, 그 교수가 아니고는 도저히 베를린에서 내 연구를 함께 해 줄 교수를 찾기가 힘들어보였다. 그렇게 이메일을 보내곤 다른 일을 보고 있었는데, 한 30분이 지났나? 답변이 온 것이다! 

"C교수가 당신의 연구제안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교수의 채팅방 번는 ---- 입니다. " 


그렇게 6월에 첫 만남을 갖고서 여러가지 우여곡절과 제안서 수정을 번복하고 마침내 올 해 마지막 끝자락에 와서 학교에 공식으로 입학신청을 했다. 개인적으론 비자가 내년 1월에 만료가 되기에 많이 불안했다. 내 계획/ 바램대로라면 9월엔 입학 신청이 되었어야 했다. 근데 그 시간이 지나자 그냥 마음을 놓기로 했다. 


교수를 찾는것도 힘들었는데, 우선 우리 지도교수가 나의 연구를 지금은 매우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다듬는 데 도와줬고, 어찌 되었든 이제 지원을 해두었으니, 워낙 일처리가 느린 독일이라 몇 번 상기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거나 해야할 상황이 있을수도 있지만 다음주에 기다려봐야 할거다. 


어처구니없게도 학교 등록 절차가 공식적으로 끝나면 비자 연장을 할 것이고, 그 뒤로 가장 좋은 것은 이제 대중교통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독일은 학생증이 있으면 대학이 있는 도시에서 대중교통이 무료이다. 한달 정기권은 8만원-12만원 (시간 규제 유/무에따라)이다. 그리 큰 돈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에겐 큰 돈이다...! 사실 박사를 하면서'학비'라는 것이 없다. 학교 멤버십 이용료로 한 학기당 삼십만원 정도를 내긴 하는데, 교통비만 한 학기를 내고 다녀도 이 멤버십 이용료보다 더 내야할 것이다. 


그래서 사실은 나는 이번 입학 과정에서 무조건 입학/ 조건 입학 중에 조건 입학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건 입학이 뜨면 박사 과정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들어야하는 수업이 있다는 뜻이다. 근데 그 수업에 대해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수업료가 없기에! 독일어든 영어든 내생각에 독일어 수업이 훨씬 많은 것 같긴한데, 그 나름 도전이 될 것 같다. 누가 알겠는가, 수업 전까지 내 독일어가 얼마나 향상될지... ㅎㅎㅎ


올 한 해 박사 '준비'를 하며 다 보냈는데, 사실 그렇게 보이는 것 외에 배우고 얻은 것이 많기에 난 이 나름 기나긴 휴식에 감사함을 더 많이 느낀다. 앞으로 독일에서 살면서 어떤 바퀴들을 지지하여 달려나가야 할 지 정비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젠 엔진만 걸고 달려나가면 된다. 조금씩,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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