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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Dec 19. 2020

새벽 2시에 시작될 하루를 앞두고

#92. 

100일 챌린지 92일째 


독서 x 

독일어 20분

요가 20분

첼로 30분



내일은 정말 사회복 (?)이 터진 날이다. 


어떻게 하다 알게 된 켈리 최 회장의 한국 떠나기 전 기부 강연에 등록을 했다. 

독일 시간으론 새벽 2시부터 장작 6시간 동안 이어지는 워크숍이다. 500명이 함께 줌을 통해서 참여하는데 어떤 모습일지, 우리 엄마까지 설득해서 강연을 듣는지라 되게 흥미로울 것 같다. 올해 독일에서 한 해를 보내기 전까지 난 말 그대로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가난하게 살았고, 집도 없어본 적도 있지만 그때마다 마음은 늘 따뜻하고 충만했고 어떻게든 운이 좋아서 주변의 도움으로, 또 흐름을 따라 그렇게 살아졌다. 그런 경험들을 하면서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더 집중하며 돈 자체의 가치는 부가적인 것으로 여겼더랬다. 


근데 서른이 되고, 직업도 제대로 된 것 없이 박사 공부를 하겠다고 그간 온갖 자원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것이라곤 말 그대로 경험이 다였다. 그리고 그 경험들을 더 가치 있게 나만의 방식으로 엮어 낼 수 있는 매개체가 박사라고 생각했다. 워낙 행동력도 좋지만 생각이 많고, 철학을 좋아하기에. 이번 2020년에 그 여정을 밟으면서 경제적인 안정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생계가 보장되지 않으면 꿈이라는 것도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박사만 완전 몰입을 하면 나 개인으로서 물질적 소유 없이 삶은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장학금도 받을 수 있고, 뭐 뭐라도 투잡 쓰리잡 뛰면서 그렇게... 그런데 코로나가 오면서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게 되었다. 노말 한 세상이 다시 오더라도 이 전의 노말은 아닐 거라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했다. 


그래서 난 내 삶을 지금부터 경제 활동하는 나와 사회 공헌과 참여, 그리고 자기실현하는 나로 크게 나누었다. 그렇게 큰 실적 없이 올 한 해 동안 소규모 비즈니스 아이디어도 많이 내보고 실천도 조금 해보고 실패도 엄청 맛보았다. 그러나 이 가상 온라인 속 비즈니스에서 정말 잃는 것은 시간과 내가 내고 싶을 때 내서 한 시간밖에 없다. 그것도 경험치라 하면 아까울 것도 없다. 


돌아가서,, 그런 의미에서 비즈니스 맨/우먼으로서가 아니라 우울증에 자살시도까지 갔던 켈리 최 회장이 어떤 계기로 어떤 방법들로 지금의 성공한 사람이 되었는지 배우고 싶었다. 새해가 다가오니 새해 목표와 중장기 목표들을 구상하고 만드는 데도 큰 동기부여와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하여, 여긴 저녁 9시인데 이제 곧 자야 한다. 그리고 네 시간 후면 눈을 뜨고 워크숍 준비를 해야 한다. 

아, 그리고 내일 독일 시간으론 심지어 오후 1시에 아는 지인 분의 박사 디펜스를 모의로 하는 미팅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분의 실제 디펜스 전에 최종 박사 논문의 이런저런 꼭지들을 코멘트하고 비판하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런 시간이다. 그게 다가 아니라! 내일은 우리 건물 이웃들이 함께 각자 맡은 음식을 나누고 주 메인 요리로 독일 전통 고기 음식인 굴라쉬를 뒷마당에서 '거리를 두고' '두 가구 당' 질서를 세워서 나눠 먹기로 했다. 우린 샐러드를 맡아서 그나마 시간이 그리 많이 들진 않지만 15인분 정도의 샐러드를 만들어하기에... 쪽잠만 두 번 간격을 두고 내일, 아니 그러니까 4시간 뒤부터 내일 하루 종일 달려야 (?) 한다. 


내일 모든 것이 끝난 후 나의 리뷰가 스스로 너무 궁금하다...! 

내일 그 와중에 나의 루틴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새로 시작한 한 부업(?) 공부와 실전 적용을 해보느라 독서할 시간을 못 내었는데, 내일은 저녁 먹은 후 '몰아서' 해야 할 판인데, 분명 독서 또는 독일어에 잠이 들 것이 뻔하다. 어어어 무슨 소리야... 해보지 않고...! 


그렇지만 100일째 한 90%는 해 온 거 같은데... 80% 일려나? 그거에도 만족한다. 100일 챌린지 처음 하는 것 치고 네 가지나 넣었기에... (계속 자기 합리화 맞음) 

아무튼 이제 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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