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권

'내'가 '나'를 증명할 수 없을때

by 한지애


매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권 랭킹을 조사하는 'Henley Passport Index' 에 의하면, 올해도 어김없이 일본이 1위, 싱가폴이 2위, 한국과 독일이 공동 3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순위의 기준은 사전 비자 준비가 없이 여행할 수 있는 국가의 수인데, 일본은 191개국, 싱가폴은 190개국, 우리나라는 189개국을 사전 비자 발급이 없이 여행을 갈 수 있다.



poerfulpsprt2020.JPG https://www.euronews.com/2020/01/07/what-are-the-most-powerful-passports-of-2020





그럼, 전 세계는 몇개 국가로 구성되어 있을까?


200개?

300개?

5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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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몇개의 국가가 있는지를 따지는데에도 서로 다른 데이타가 존재한다.

유엔에 의하면 195개 (주권국가로 인정된 국가 수193개, 나머지 두개는 팔레스타인과 바티칸은 참관자격으로 비회원국이다),

적어도 유엔의 회원국 일부에 인정된 국가를 포함하면 201개,

국제승인없이 자체 선언을 기준으로 했을 땐 204-7개개

올림픽 참가 국가수 기준으로 하면 206개,

피파 월드컵 참여 국가수를 기준으로하면 211개,

ISO 기준 국가코드 개수로 따지면 무려 249개의 국가가 존재한다.


외교적으로 인정이 가능한 기준은 아마 UN 가입국이 가장 그와 가까울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한국 사람들은 여행을 참 좋아한다.

'여행에 미치다' 라는 컨텐츠 제작 회사가 보여주는 세계의 여러 아름다운 장관들과 먹거리들은 정말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떠나고 싶게 만든다.

특히 젊은 사람들, '자유'와 '더 넓은 세상'이라는 날개를 펼치기 위해서 그들의 결심은 종종 '해외' 여행, 또는 해외'유학', 해외'취업'등으로 우리나라는 떠나 먼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펼치며, 때론 그 기회로 우리나라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우리가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여권'

행정적이고 절차적으로 여겨지는,

'마음만 먹으면' 갖을 수 있는 것 같은 그 '여권'


그러나 UNHCR (유엔난민기구)의 보고에 의하면, 전세계의 약 80개 국가에 총 천이백만 - 12milions의 무국적자들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로힝야와 코르트디부아르, 태국 등 주요 5개 국가등에서 '보고'가 된 무국적자수만 약 4백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창세기 전부터도 '여권'처럼 기능하는 것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역사에서 '여권 (Passoport)'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540년 영국에서였다고 한다. 그리고 1794년 영국 국무부에서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여권 발부라는 업무를 공식적으로 진행했었다고 한다.

19세기 중반, 대륙열차의 발달로 인해 대륙내 국경에는 여권이 필요 없었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후 세계1차대전이 오면서 보안과 고급인력 관리라는 이유로 여권의 도입이 다시 이루어졌다고 한다. 여러 절차와 국제회의를 거쳐 1980년 국제민간항공기구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표준화가 되었다고 한다.


각설하고,

우리가 친숙하게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주민등록증, 출생신고증, 여권, 거주증 모든 것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당연한 것이지만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220px-Bertolt-Brecht.jpg 베르톨트 브레히트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988-1956)는 유대인으로서, 나치 독일 (1933-1945) 기에 국가로부터 추방당하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미국에서 생활을 하다가 2차 전쟁이 막을 내리고, 미국에서 일명 '빨갱이잡기'가 시작되자, 1948년 유럽으로 돌아와 스위스에 먼저 갔다. 이후 동베를린 정부로부터 초청을 받아 통일전 독일의 동독쪽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아래는 1940년, 이미 추방당하여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생활하던 중 남긴 대화 (Refegee Conversation)의 기록이다. 브레히트의 생애 더 보기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05390&cid=40942&categoryId=34425"


"여권은 인간에게서 가장 교귀한 부분이다. 이는 인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간단한 방식으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인간은 조심성 없이, 아무런 그럴싸한 이유 없이 세상 어디에나 생길 수 있으나, 여권은 절대 그럴 수 없다. 상황이 좋을때, 여권 역시 그 질에 맞추어 공인되는데, 반대로 인간은 아무리 좋을 때라도 그에 맞게 좋게 공인되지 않을 수 있다 ( The passport is the most noble part of the human being. It also does not come into existence in such a simple fashion as a human being does. A human being can come into the world anywhere, in the most careless way and for no good reason, but a passport never can. When it is good, the passport is also recognized for this quality, whereas a human being, no matter how good, can go unrecognized)”


베르톨트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유대인 중에 한명일 것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 한나아렌트 등이 있다. 그가 남긴 글에서 우리가 섬짓해야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국적과 그 경계 안에서 인정되기 위해서 얼마나 나약한 존재라는 것인가이다. 이것은 극적이고도 도전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창의적이고 상상하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것을 표면적으로 내걸면서도 체제적으로 그것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당연하게 여기던 것을 다시 생각하는 것만큼 사고와 인식 방식에 큰 전환을 주는 것이 또 있을까?


내 존재가 나의 국적 문서와 시민권이 없이 존재증명을 할 수 없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느 날 내 여권이 사라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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