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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Jan 18. 2020

헤르만 플라츠 역( U7) 앞 터키 시장

베를린에서 생활비 절약하는 방법 


전반적으로 베를린에서 생활비는 서울 생활비보다 훨씬 적게 들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난 부산에서 살았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서울 물가가 비싸다는 것은 알고 있기에.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니 어렵지 않게 서울 물가가 얼마나 비싼지 찾을 수 있었다. 


2019년 CNN travel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 10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되었으며, 순위는 7위였다. 




모든 대한민국 청년들이 서울 사람들인 것은 아니지만 왜 한국인 유학생이 전 세계 곳곳에 많은지를 어떤 면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같다. 사전에 계획을 철저히 잘한다면 세계 가장 강력한 여권 중 하나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해외에서 생활하고 교육을 받는 것이  값비싼 '유학'의 개념과 고정관념을 충분히 깨어줄 수 있을 만큼 오히려 한국에서 상경하여 대학생활하는 것보다 경제적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들마다 여행을 하고, 해외에서 직장을 구하고, 공부를 하는 등 지역과 동기와 이미 만들어져있는 네트워크 정도가 다 다르다.  특히 동기가 명확하고 강한 사람들은 나머지가 다 안되더라도 끈기와 인내로 어디든 사실 해낼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친구는 아니지만, 말라위에서도 국내 몇개 안되는 연극 공간의 매니저이자 배우로 활동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는 스위스에 석사 학위 장학금을 세번/ 즉 3년 동안 신청한 끝에 합격을 해서 장학금을 받고 연극 공부를 더 할수있게 되었다. 거기에 있으면서 졸업 작품을 비롯해 솔로, 합작 작품등 여러 프로젝트를 꾸준히 하더니 결국 스위스 극단/ 연극 관련 연구소에 자리를 잡아 지금은 브라질 등 다른 곳들도 투어하며 자신의 삶을 잘 가꾸어나가고 있다. 한번씩 우리의 문제는 '덜' 절실한 상황에 주변 요인들을 비관하거나 합리화하며 우리의 가능성과 정말 하고싶은 것을 할 기회를 잃어가는것같다. 아님 어쩌면 우리의 목표를 마치 우리가 슈퍼맨처럼 이루어낼 수 있을 거라는 너무 과한 기대 속에 자신을 맞추려고 해서 그런 것일 수도? 

Q.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자와 이루지 못한 자의 차이는 어디서 올까요? 


어느 덧 30대로 접어든 지금 20대를 돌아보면, 특히 석사 공부를 하기 까지 정말 달리고 달렸던 시간들이었다. 늘 부족한 것들을 채우고, 해야할 것들을 적어두고 보고, 또 보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 엠마왓슨, 그녀는 배우이지만 인권, 특히 여성인권 활동가로, 예능계에 있지만 학술, 학문, 책읽기 문화와 이벤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멋진 배우다. 90년생 동기에 생일도 3일차이밖에 안난다. 아무튼 그녀도 어린 시절부터 모은 다이어리와 일기가 20권이 넘는다고 했다. 나 역시도 20권까지인지 세아려보진 않았지만 고등학교때부터 매일처럼 쓴 다이어리가 10권은 넘는것 같다. 나의 생각들, 당시 나에게 영향을 많이 주던 사람들, 당시 나의 고민들을 한번씩 다시 꺼내 보는 것은 정말 재밌고 훌쩍 1,2 시간을 넘기게 된다.  


그럼 내가 베를린에 있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평생을 함께 할 파트너가 베를린에서 한창 음악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인생을 개척중이다. 

이번에 베를린을 다시 오기 전엔 일자리를 구해서 1-2년 떨어져 지내면서 한번씩 서로가 있는 곳에 왔다갔다 하는 것을 생각했으나 우리의 관계를 위해서 그 옵션을 뒤로 하기로 했다. 베를린에서 일자리를 구하기엔 나의 배경으로 독일어를 어느정도 하지 않고는 힘들었다. 그러던차에 박사 공부를 나의 관심사와 Cognitive interest가 맞는 것으로 찾아 지금은 운이 좋게도 베를린 자유대 정치학과에 계셨던 훌륭한 두 분이나 알게 되어 지도를 받으며 '공식' 박사 지원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뮤지션이고 아티스트인 남자친구와 박사 '지망생'인 나는 함께 있으면서 하루 하루 감사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내가 어학비자로 베를린에 당분간은 지내야하기에 나와 함께 어학원도 함께 다니며 언제나처럼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다. 

내 박사연구는 단지 학위를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닌 정말로 나의 연구주제인 무국적성 현상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을 우리 지식의 범위로 인정하고 나아가 '자유가 보장되고 지속 가능한 사회'에 대한 나의 평생 질문과 실천의 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에 난 지금 박사 준비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고 있지는 않다. 20대를 이루고 싶은 것을 하나씩 이루고, 늘 모자란 듯 얼만큼씩은 해내는 나를 보면서 지금은 나를 더 사랑해주고 있는 그대로 격려해주는 태도로 전환되었다. 


그래서 !! 


헤르만 플라츠의 매주 월-금요일마다 열리는 이 터키 상인 시장은 조금은 겸손한 나와 파트너의 주머니 사정을 너무 잘 이해해준다. 야채, 과일, 빵, 케밥, 신선한 생선, 잡화 (가방, 지갑, 장갑, 모자 등등), 열쇠수리 상 등 정말 다양한 상품들이 정말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헤르만플라츠 역은 U7 라인에 있고, 시장 바로 앞에 카스타트(Karstadt) 쇼핑몰이 있다. 쇼핑몰 지하에는 DM (올리브영같은 잡화매장), 유기농 슈퍼마켓 등이 있어서 정말 편리하다. 그러나 쇼핑몰 안 슈퍼마켓은 우린 거의 이용안한다. 우리 집 근처에 Lidl, Aldi, Penny, Netto 가 다 있다. 일주일에 2번 씩은 장을 보러 가는데 보통 우리는 Lidl과 Aldi 를 간다. 이 두 매장은 서로 바로 옆에 있어서 소비자에겐 매우 편리하다! 


아무튼 터키 시장으로 돌아와서, 대부분의 야채들은 위에 언급한 체인점 슈퍼마켓들에 비해 20-40% 정도씩 싸며, 지금은 특히 아보카도 철이라 1유로 (1300원?) 이면 5개를 살 수가 있다. 보통 유기농 슈퍼나 일반 체인점 슈퍼를 가도 아무리 싸도 4개에 1.7 유로에서 1개당 1유로씩 하기도 한다. 과일들도 매우 싸다. 멜론, 바나나, 사과, 포도, 망고 등 없는 것이 없으며 우리는 터키 시장에서 망고를 잘 사먹는데 알도 크고 가격도 정말 싸다. 지금 망고도 철인데 아보카도처럼 5개에 1유로면 산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싶을정도로...  







분주한 시장 모습, 힙한 손님들 모습. 헤르만플라츠는 노이콜른 (neukölln)  구에 있다. 


노이콘 (neukölln)은 독일 통일 이전 서베를린구역에 있었고 1950년대부터 터키와 그리스 이민자들이 많았으며, 노동자층이 사는 곳으로 전통이 깊다. 이후 통일 이후엔 이웃 구인 코이츠버그와 함께 젊은 아티스트, 대안적 삶을 좇는 자유로운 영혼? 들의 고향이 되었으며 동시에 레바논 전쟁에서 온 난민, 시리아 난민 등 현재는 구의 20% 인구가 아랍계 origin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헤르만 플라츠 역 말고도 슈프레 (Spree) 강을 끼고 있는 마이바추퍼 (Maybachufer) 거리에도 일주일에 두번씩 대량으로 물품을 싸게 파는 터키 시장이 열린다. 마이바추퍼 거리는 지금은 겨울이라 그런지 벼룩시장이 안열리는데 여름이랑 가을에는 한 달에 두번, 일요일에 벼룩시장, famers market이 함께 열린다. 이때되면 집집마다 싸게 온갖 잡동사니를 내다 팔며, 개인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야채, 치즈, 올리브 등을 내다 판다. 


베를린에 있다면 한번쯤은 와서 비타민 보충을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것 같다! :) 


그러나 한번씩 토마토랑 야채들 중 대형 체인점에서 팔고 남은 것이나 유통기한이 지난 것들을 엄청엄청 싸게 팔때가 있다. 그러니, 야채 봉투에 이미 들은 것들은 상태를 잘 확인하고 구매하시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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