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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Jan 20. 2020

너무 빨리 지나가는 주말

저녁식사, 전시&공연, 연구계획서 수정 

벌써 2020년 새해 3번째 주말이 지나가고 있다. 


이번 주말의 목표는 크게 

1. 독일어 수업 복습 

2. 클라우디아와의 supervision 리뷰 및 expose에 반영 

3. 토요일 저녁 남친의 포르투갈 친구 둘과 그 둘의 파트너들과의 식사 

4. 브런치 쓰기 


모두 다 클리어! 



금요일 밤에 

남자친구가 2월달에 공연을 할 공간에서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와 공연 초청을 받았다. 원래 무료 입장이긴 하지만 우리는 지인 또는 게스트 초청 라인을 타고 줄을 길게 서지 않고 들어가는 혜택이 있었다. 

공연장 이름은 Trauma bar und Kino 라는 곳이고, Haupbahnhof (중앙역) 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되고, 버스를 타면 공연장 맞은편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었다. 


30분 전 도착했는데도 줄이 길게 이미 서있었다. 


공연 기획자 지인에게 연락을 했더니, 정시 9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린 근처 폴게임 바에 가서 맥주 한잔 하며 시간을 떼우기로 했다. 


불금이라 그런지 9시도 되지 않은 시간에 게임장은 사람들로 버글버글 거렸다. 
바/ 당구장 'BATA' 


당구 코스와 당구 실습에 대한 책도 있을만큼 당구 게임에 나름 자부심이 있고 역사가 깊은 바 같아보였다. 아무튼 우린 거기서 당구게임은 아니고, table football 게임을 했다. 시간당 6유로 게임, 우린 1유로 얼마 내고 바로 옆 건물, Kino (극장) 공연장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더 많았고, 우리도 줄을 서서 좀 기다리다 입장이 시작되었고, 전시장에 곧 들어왔다. 

안 속 분위기는 어둡고, 스산했다. 


전형적인 베를리너 또는 Kreuzberg의 young artists들을 연상시키는 '인간무리들'이 지나다녔고, 담배도 안에서 허용되어 마치 클럽 안에 있는 듯했다. 전시 컨셉 역시 다소 공상적이고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외계물체와 식물들이 독특한 소재로 전시가 되어있었다. 


전시장 2층에서 메인 층을 내다보는 모습 


전시장은 복합 2층을 포함해서 약 3층 규모로 되어있었으나, 3층은 아래를 내다보거나 술을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되어있었고, 전시품은 하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메인 층에서는 DJ도 준비중이었고, 외계인 같은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한번씩 왔다갔다하며 공연 준비를 하는 거 같아보였다. 

밤생활에 익숙치 않은 나와 남자친구는 전시를 이미 다 둘러보고 (사람들은 계속 입장중이었다) 맥주를 한잔 더 하며 사람들 구경을 하다가 공연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이 곳은 2월 중순에 남자친구가 이 전시의 특별 공연 이벤트에 첼로 연주로 참여를 하게 되서 다시 올 예정이라 크게 아쉬운 맘 없이 돌아왔다.

  



그리고 토요일 저녁, 

우린 저녁 8시반에 만났고 집에 새벽 1시반이 넘어 돌아왔다. 


만난 친구들은 남자친구처럼 음악을 하는 포르투갈 출신의 친구들과 그들의 여인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였다. 모두 한 번씩은 봤었는데 이렇게 오붓하게 저녁을 함께 한 것은 처음이었다. 


더블베이스, 섹소폰을 연주하고 그들의 여인들은 N26 온라인 은행 본사 마케팅부와 괴테 institute 의 언론팀에서 일을 하고 있다. 각자 어떻게 만났는지, 부모님들의 성함은 무엇인지, 베를린의 집값에 대해서, 런던과 베를린의 생활 차이점에 대해서, 꿈에 대해서, 꿈해몽에 대해서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녁은 비건 용 미트볼 스튜였는데 토마토 소스를 베이스로해서 여러 다양한 야채를 넣고 만들었고, 거기에 찐 고구마를 겯드려서 샐러드와 함께 먹었다. 


나와 남친은 스타터를 들고가는 것이 임무였고, 나머지 커플은 와인을 챙겨오는 것이 임무였다. 

스타터로 우리는 세가지 다른 종류의 치즈, 두가지 종류의 살라미, 청어피클 등을 준비해갔다. 

와인 커플은 포르투갈에서 공수한 아주 귀한 지역별 와인들과 Moscatel, 체리주를 가지고 왔고, 주인집에서도 진엔토닉을 웰컴주로 준비해주었다.  다음날 머리가 아파 죽는 줄 알았다. 


한나와 곤잘로가 준비한 저녁 테이블 :0 


조안나나의 눈빛이 매서워보이게 나온 사진이다. 이사진밖에 없다!! ㅠㅠ


우리 세 여자는 공교롭게 '하나' '(조안)나나','하나(Han-a)' 로 불리었었다. 난 '지애'라는 나의 본 이름을 소개하지만 말라위에 있으면서 '하나'라고 소개하던 것이 습관이 되었고 남자친구도 지인들에게 '하나'라고 소개를 자주해서 아직도 섞여서 불리우는데, 이 자리는 너무 우연스럽게도 모두가 하나/ 나나 너무 비슷한 이름을 갖고 있어서 정말 놀랐다. 우리 세 여자는 셋이서 모인 것은 처음이었지만 원래 알고지내고 음악 작업도 함께 한 남자들보다 더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새벽 1시반에 집을 떠나게 될 줄이야! 


결국엔 우리 모두 나와서 곤잘로와 하나가 우리를 역 앞까지 데려다줄 겸 꽉 찬 배를 소화시키러 나왔다. 그 다음날 까지도 배가 너무너무 불렀다. 



일요일은 느지막히 일어나고 싶었지만 남자친구가 오전 11시 반에 첼로 레슨이 있어서 나도 10시 좀 넘어서 일어나야했다. 10시도 그리 빠른 시간은 아니지만 그 전날 숙취때문에 솔직히 더 자고 싶었다. 그래도 덕분에 부지런히 일어나 어제 마무리 못한 Expose (연구 계획서) 를 리뷰하고, 금요일 낮에 클라우디아와 함께 미팅하면서 지적한 부분들을 교정했다. 

Methods 연구 방법 부분들은 대거 추가되야할 부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매우 유익했는데, 특히 로힝야 난민 캠프 접근성 관련해서 석사 공부하며 친하게 지냈던 방글라데시 친구가 Brac이란 큰 NGO에서 유스 부서장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그녀가 그녀의 동료들 중 로힝야 캠프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들을 소개시켜주기로 했다. 연구 최종 지원서는 1월 31일까지 해야하고, 2명의 추천서를 써주는 교수들이 레터를 보낼 시간을 주어야하기에 곧 2-3일 내로 난 지원을 하는 것이 목표다. 

남은 것은 한번 더 최종 점검 및 지원동기서 쓰기. 


다음주, 내일이면 

오전 9시반 비자청에 가서 어학비자 신청을 한다. 보통 아무 문제가 없으면 당일 비자를 받게 되는데 곧 그렇게 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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