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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애 Jan 22. 2020

독일 어학비자 혼자서 해내기

다양한 비자 종류 중 어학비자에 이르기까지 

작년 3월에 처음 베를린에 왔을 때는 워킹홀리데이비자로 왔었다. 


워홀 비자는 독일에 입국 전에 한국의 독일 대사관에서 미리 받아야한다. 크게 어려울 것 없이 복잡한 서류 절차도 없이 조건을 맞추면 간편하게 최대 1년의 비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난 5개월 밖에 받지 않았는데, 비자 만료 후에도 쉥겐 조약으로 인해 추가로 90일을 더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곤, 조금이라도 보험료를 아낄 겸 딱 맞춰서 5개월만 지원했다. 그러나 왠만하면 1년치를 다 받고 나중에 보험을 취소하더라도 비자는 넉넉히 받는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명료하게 얘기하자면 쉥겐 조약 적용은 비자를 받고 나면 초기 머무는 기간 6개월 내 180일이 자동으로 초가되기에 비자가 끝난 후에는 유효하지 않다


당시에 쉥겐을 쓰면 될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미 한국행 티켓을 비자 만료 후로 예약을 했었고, 그때문에 몇일 차이로 임시 비자 연장 신청을 해야했고, 56유로의 수수료를 내고 법적으로 더 독일에 지낼 수 있었다. 56유로 수수료는 왠만한 어학비자나 장기 거주 비자 수수료와 같은 값이다. 흑흑흑. 

* 그러나, 당시에도 도시 거주 등록증 (안멜둥), 연장기간 동안의 보험가입증명, 추가 있는 기간 동안 재정상황 (휴대폰으로 통장 잔액 캡처화면만 보여주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담당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할 수 있음 서류로 준비해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등을 보여주고 당일 바로 연장 받을 수 있다.   



이에 이번에는 여라가지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비자 종류와 방법들을 알아보았는데, 그중에는 

1. 코펜하겐가서 결혼하기 

2. 어학비자

3. 학생준비비자 

4. 베를린에서 결혼하기 

5. 프리랜서 비자 


등이 있었다. 


1번과 4번은 포르투갈 출신의 남자친구와 좀 더 앞당겨 어차피 할 결혼을 한다고 가정한 것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지인 중에 노르웨이 남자와 파키스탄 여자 친구둘이 베를린에서 아주 간결하게 결혼 신청을 했다는 사례를 듣고는 코펜하겐으로 가지 않고 베를린에서도 하는 게 괜찮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혼 비자는 아무래도 부모님과 충분한 준비가 없이 비자 때문에 한다는 것은 조금 성숙하지 못한 결정같아보였다. 그래서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조건 중에 학생준비비자나 어학비자는 슈페어콘토 (blocked account_ 묶인 계좌로서 매월 일정 생활비만큼 뺄 수 있게 디자인된 계좌형태로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특별히 독일 정부에서 만든 계좌종류이다.) 가 가장 문제가 되었다. 


슈페어콘토, 이 묶인 계좌를 이미 열었고, 그 안에 충분한 잔금이 들어있다는 것을 비자 제출 서류로 증명해야했기 때문이다. 도시마다 매월 최저 생활비가 정해져있는데, 잔금은 매월 드는 금액 (곱하기) 머물고자하는 기간 (개월수) 만큼의 총합이 한번에 들어있어야한다. 

베를린의 예를 들어, 한 달 약 830유로가 필요하며, 1년을 머물고자 할 경우 830 *12 (개월) = 9,960 유로 (1천 3백만원) 의 돈을 증빙해야하는 것이다. 


대학을 7년 다니고, 이 기간 중 3년을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100만원의 활동비를 받으며 활동하고, 겨우 국비장학금을 받고 석사를 마치곤, 무급 3개월 인턴십을 베를린을 한 나에게 이 천만원의 돈은 슬프지만 너무 큰 금액이었다. 이 과정들을 겪으면서 무엇이라도 직장을 구해야한다는 생각을 매일 몇번씩이곤 하곤 했다. 

하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을 나의 소중한 20대였다 :) 

그러나 몇 년 전 조금씩 모은 돈과 부모님의 무한한 지지와 응원으로 어느정도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는데, 난 내가 갖은 모든 돈을 12개월이나 돈을 묶어 두면서 하는 것이 전적으로 맘이 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박사를 하게 될 경우엔 재정 상황 증빙이 이와 다를 것이기에 난 굳이 1년 전체를 지금 당장 넣어서 증빙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난 7개월치의 돈을 붓기로 결정하고, 어학비자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어학비자의 장점은 슈페어콘토만 해결될 경우에 추가 서류는 

보험 가입 증명

안멜둥 (거주 등록증) 

어학원등록증 (3개월 이상) 

이 있으면 된다. 


모든 것이 사실 '돈'만 있으면 그리 어렵지 않은 서류들이다. 이에 비해 프리랜서비자는 여러 프로젝트나 작은 계약들을 보여주고, 그 판단이 비자청 직원에 따라 주관적이게 나올 수있기에 첫번째 옵션은 아니었다. 그러나 장점은 어학비자는 아르바이트를 할 수가 없으나, 프리랜서비자는 일을 해야하는 경제활동 비자이기 때문에 돈을 벌수가 있다. 

 

지난 12월 6일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나의 비자 서류 준비는 드디어 어제 외국인청 (Ausländerbehörde)에서 통과가 되었고, 비록 7개월치 재정증빙을 했지만 운이 좋게도 1년치 비자를 받았다! 베를린 비자준비하는 분들,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이민청 담당직원: 1년 지원하는거 맞아요? 

나: 네, 가능한 오래 있고 싶어요! 

이민청 담당직원: 그런데 7개월치밖에 저축되어있지 않아서, 1년 허가 받기엔 충분치 않아요. 

나: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민청 담당직원: 그래요, 서류 정리하고 케이스 만들 동안 밖에 대기실에서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다 마련되면 다시 부를게요. 

나: 알겠습니다 (실망실망) 


이 대화를 나누고 그래도 7개월이라도 아무 이상 없이 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위로하며 밖에서 기다렸다. 

그리곤 대기실 대형 티비 스크린에 다시 내 번호와 함께 벨이 울리고, 난 다시 내 담당 직원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곤 나에게 허가 서류를 보여줬는데 거기엔 1년치 기간이 적혀있었다. 




실제 준비한 서류와 서류마다 총 소요 기간, 온라인 예약 잡기, 현장 대기의 끊없는 대기 실상황, 외국인청 방문 당일 지갑을 두고 온 에피소드 등에 대해선 다음편에 소개할 예정이다. 다소 길어질 수 있기에. :) 



내년이면 10년째 만료되는 내 여권, 이제 2장의 여백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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