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벼룩 시장을 가보니

16일째

by 한지애

100일 챌린지 16일차 보고

첼로 - 25분

요가- 오전에 1시간과 자기 전 20분 스트레칭

독일어 - 1시간 10분

독서 1시간


(참 잘했어요!!!)



내가 사는 동네에는 벼룩시장과 파머스마켓이 슈프레 강가의 은하를 길게 따라서 주말마다 열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난 일요일에 다녀온 곳은 매달 2번, 2주에 한 번씩 열린다. 파머스 마켓보다 이 마켓은 동네 주민들부터 정기적으로 수공예나 빈티지 오브제들을 파는 상인이 다 섞여서 오만 물건들을 다 판다.


지난 토요일에는 비가 왔었고, 그때도 우리는 Kreuzberg 코이즈버그 구에서 오래된 옛 전통 시장을 갔었고, 그 시장 입구에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그치만 비가 많이 오고 있었고, 날씨는 더욱 더 추워졌기에 우리는 발걸음을 일찍이 돌렸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 일요일에 열린 우리 동네 앞 벼룩시장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이 곳에는 조그맣게 푸드마켓도 한 코너에 자리하는데 그 곳에는 마우어파크의 벼룩 시장에 늘 얼굴을 비추는 '금자'라는 한식 포차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한국인으로서는 백점 만점에 백점이라 하기엔 조금 아쉬운 맛이지만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에 한번씩은 먹을만한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서 다시 벼룩시장이 문을 연지 이제 두 달이 좀 넘었을 것이다. 마스크를 안쓰겠다고 거부하던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들 마스크를 철저히 쓰고서 그 비좁은 좌판들 stall 사이를 예의 바르게 지나다녔다. 심지어 수제 마스크를 재치있고 독특하게 디자인하여 파는 사람들도 늘었으니 이것이 바로 작고 단편적이지만 코로나가 가지고온 새로운 노말 normal 아닐까?


나에게 시장이란 조금 두려운 곳이다. 문제는 바로 흥정도 잘 못하고, 한번 손을 대면 꼭 사야만 할 것 같은 강박관념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그런데 어딜 가나 그렇다. 못 사는 것이 미안하고, 괜히 그런거에서 감정소모를 하는 것이 싫어서 왠만큼 맘에 들지 않으면 겉눈질만 하고 자리를 옮긴다. 그에 비해서 내 애인은 정말 모든 것이 그리 다 흥미로운 것인지 여기 저기 쑤시고 들어가 이것 저것 잘 살피고 질문도 번득번득 잘 하는 스타일이다. 정말 다행이다. 둘 중 하나라도 강해서 말이다.


근데 장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특히 이 시장은 워낙 소위 '힙스터'들이 많고 그룹으로 와서 즐기면서 파는 친구들이 많다. 물론 팔면 좋지만 뭐 내가 많이 못 팔아도 그것이 당신 잘못은 아닐분더러 당신의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식의 영혼들이랄까? 블루투스 스피커를 크게 틀어 노래를 듣고 춤을 추며 담배도 피며 파는 이들 앞에서 난 뭐가 그리 미안하고 부끄러운 것일까?


난 시장에 오면 뭘 사는 것 보다 그렇게 자유롭게 또 절박하게 또는 대담하게 별것 아닌것 같은것들을 이래저래 모아서 값싸게 하루종일 저렇게 진을 치고 파는 저들을 보는게 더 흥미롭고 그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몇 번씩 우리 애인과 얘기했었다. 우리도 여기서 등록해가지고 뭐 하나 팔자고.

벼룩시장도 아무나 와서 하는것 같아도 미리 등록도 하고 자리세도 내야한다. 근데 공식 마켓 공간 조금 벗어난 곳에는 '야매'로 옷걸이에 스탠드를 들고와서 막 파는 이들도 몇몇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경찰이 와서 잡아가거나 누가 뭐라하는 것을 정말이지 단 한번도 본 적 없.다. 그들이 해를 입히지 않는 이상 사람들은 보통 내벼둔다. 어쩔땐 그런 독일, 아니 베를리너들의 문화가 쿨하다 싶으면서도 무섭기도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정말 큰 사건이 있어도 그대로 이어질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경험상은 의리있는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을 더 봤기에 ...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시장에서 나는 다르게 보는 관점을 배웠다. 시장에서 나는 때론 좋아하는 친구와 가족, 형제들과 함께라면 장시간 소일 노동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시장에서 나는 사람들은 참 다양하며, 결국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관심이 가장 크다는 것을 느꼈다. 인생은 한 번 뿐이라 하는데, 나에게만 집중하고 살기에는 너무 아쉬운 것 같다. 좀 더 당당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해야 겠다.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할 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남의 니즈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이 서로 다르더라도 우린 섭섭해할 필요 없다. 다만 존중해주고 서로의 행운을 빌어줄 수 있을 뿐.


다음 시장에 가면 더 세심하게 물건도 살피고, 파는 이들도 살펴봐야지.

또 뭘 배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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