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요일

아직 구월 말인데

by 한지애

오늘 보고

첼로 - 어제/ 오늘 한 시간 (콰르텟 앙상블 연습 참여)

책 40분 읽기

독일어 공부 1 시간


오늘로 포르투갈에서 돌아온지 20일이 지났다.

도착한 날 공항에서 바로 코비드 테스트를 하러 가는 길에 스쳐간 차가운 바람공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다고 날씨가 매일 추웠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주 하루는 가장 더울 때 27도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다.


엊그제부터 비가 추적추적 오더니 오늘은 쌀쌀한 날씨가 계속 되었다.

올 여름에 페이스북 포스트로 미니 전기장판을 5유로 (약 7천원)에 구매했다. 한창 코로나가 심해지고 유럽에 대한 기대가 심해졌을 때 한국으로 돌아가던 이들이 많았던 때였다. 그때 살 때만해도 이걸 쓸 날이 언젠간 오겠지 했는데, 이렇게 빨리 꺼내게 될 줄 몰랐다.


전기 장판 때문일까, 잠이 너무나 일찍 쏟아졌다.

그냥 곯아떨어졌는데, 문제는 한밤중에 땀을 뻘뻘 흘리며 이불자리를 망쳐놓았다.

이불자리 들기 전까지 집 안의 차가운 공기에 전기장판으로 몸을 사르르 녹여놨는데

한창 자다보니 또 몸이 뜨끈뜨끈해졌다.


아직 9월 말인데, 올 겨울은 얼마나 더 추워질까?

베를린은 겨울이 잘 어울리는 도시같다. 여름은 여름대로 자유롭고 재미난 도시이고 겨울은 겨울대로 죽지 않고 여름의 열기를 차가운 공기 속에 사람들의 열정과 다양성으로 채워지는 느낌이랄까?


겨울보다 난 여름 날에 인간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다.

가죽 자켓과 가죽 부츠를 멋나게 입을 줄 알고 자신만의 개성을 잘 아는 베를리너들 때문에

그래도 베를린에서만은 겨울도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 같다.


아직 겨울이 오기도 전인데 벌서 올해 겨울에 대한 상상과 단상을 시작해버린 것은

가을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지구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한다.


내 마음은 아직 여름에 있고 싶은데 내 몸은 어느덧 다가오는 차가운 겨울에 적응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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