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라위에서의 기억

#34.

by 한지애

100일 챌린지

독서 2시간

요가 30분

독일어 30분 +실전 마켓 ㅎㅎ 30분



브런치를 제일 먼저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만든 브런치북은 내가 말라위에서 3년 가까이 살면서 경험한 것들을 엮은 책이었다. 지금도 아직 서툴지만 그때는 책을 만들고 엮는다는 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몰랐다. 그저 내가 오지 마을에서 혼자 한국인으로서 동양인 여성으로서 그리고 마을 활동가로서 겪은 것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을 뿐이다. 20편이 넘는 단편에서 세 편을 엮어서 아프리카 내 국가들 중에 생활한 경험으로한 에세이 공모전에서 당선이 된적은 있다. 그치만 책은 단편 두세개를 엮어서 내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점차 알게 되었다.


그 어디가 아닌 '말라위'에 가서야만 배운 것들, 알 수 있었던 것들, 경험한 것들을 무엇으로 압축하여 한 테마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았다. 오지의 낭만? 대자연의 신비? 유전자에서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무한 자긍심? 하쿠나마타타 정신? 우분투 정신?


솔직히 내가 얻은것, 배운 것은 '자유로워지는 것'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고, 국제개발 활동이라는 사명하에 갔지만 거기서 내가 준 것보다 얻어서 돌아온 것이 너무 많았다. 활동 수기랍시고 이런 저런 기술적인 팁이나 원칙들을 제시하기보다 꼬깃꼬깃 작고 사소한 경험들을 다시 들추어내어 말라위를 가기 전과 그 후의 변화된 나와 연결짓는 것이 훨씬 더 흥미로운 테마가 되었다.


그래서 나의 말라위 경험기를 새롭게 구성해서 2탄을 써보려고 한다. 기존의 영감을 토대로 쓴 것도 있을 것이고, 지금 새롭게 정한 테마 '얻어서 돌아온 것들'에 맞추어 새로운 글감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설렌다. 순전히 말라위에서만의 활동 수기나 현장 이야기가 아니라 말라위를 가기 전 나에게 영향을 준 사건과 순간들을 함께 엮어 나갈 것이므로 좀 더 역동적인 이야기가 엮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1편은 '내가 가다'에 초점을 두고 현장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2편은 '도우러 갔다가 얻어서 온 것들' 이라는 주제로 보편적 삶, 다른듯 다르지 않은 우리의 삶과 사랑이라는 궁극적 삶의 목적에 대해 잘 드러내는 글을 쓰고 싶다.


백일 동안 이렇게 내가 조금씩 브런치에 올리는 것은 솔직히 퇴고 과정도 없이 가볍게 하는 편인데, 이번 2탄은 엮게 되면 그 책의 기획과 체계적 구성을 전제로 글을 써야할 것이다.


책 쓰는 것이 이리 어려운 것인줄, 단순히 뭐 하나 엮어봐야지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는 진정 이 땅에 남을 가치가 있는 책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박사를 하면서는 또 두꺼운 학문적 책이 나오게 될 것인데, 아직 갈 길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지금은 멍하니 내 발치만 처다볼 뿐이다. 인문학적 에세이든, 학문적 에세이든 어떤 언어로 쓰던지 지금의 훈련과 고민이 매일의 연습과 반복을 통해 언젠간 결실을 맺길 희망하며, 이번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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