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100일 챌린지
요가 40분
독서 (글쓴 후 예정...)
독일어 1시간
이번주 내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시월 치고는 이미 쌀쌀해진 날씨 탓에 대체로 추욱 처진 나날들을 보냈다. 그런데 오늘만은 햇볕이 화사하게 들어왔다. 날 자체는 추웠지만 오늘은 집에 있는 날이기도 해서 군타와 오후에 자전거를 타러 같이 가기로 했다.
'너무 집에만 있어도 건강에 좋지 않아.'
정말 나가기 전까지는 필요성을 못 나가더라도 문 밖을 나서는 순간 '아, 정말 나오길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자전거 코스는 동네 한바퀴인데 특히 토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이 있는 곳을 가기로 했다. 군타는 항상 로컬 시장에서 이것 저것 하나씩 사는 것을 좋아한다. 몸이 불편하기에 Rewe 레베 라는 대형 마트에서 40 유로 이상 구매하면 집으로 무료 배달을 해주는 것을 통해서 생필품과 통조림류 음식들을 독일인답게 주방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둔다. 그치만 신선한 치즈, 야채, 과일, 생선 등 주방의 꽃들은 항상 특정 시장에서 특정 상인에게서 사야만 한다.
군타는 몸이 불편해서, 아니 그의 다리에 근육을 많이 잃어서 이런 자전거 운동은 그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의 속도는 정 - 말 - 느리다. 느린 것 뿐 아니라 사실 목적지를 모르고 뒤에서 따라가는 신세만의 어려움이랄까? 어디서 멈출지, 어디로 회전을 할지 모르는 상태로 따라가다보니 조금 불편하긴 했다. 그래도 중간 중간 대뜸 서버릴 때는 조금 짜증이 나지만 이내 그것이 나에게 눈 앞의 건물이나 거리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려는 것을 알고 나면 또 마음이 누그러든다.
시장에 도착하니 대부분 사람들은 자전거를 들고 오지 않았다. 아님 자전거를 근처 밖에 묶어두고 시장 구경을 들어간다. 그런데 군타는 몸이 불편해서 심지어 보조 바퀴가 두개 달린 자전거를 탔기에 그가 걸으며 장 구경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이다. 그는 시장을 자연스레 자전거로 들어가면서 나에게도 그냥 자전거를 타고 오라는데, 난 그 비좁은 곳을 내 건강한 다리를 두고, 심지어 엄청 느리게 타야하는 것을 알면서 그렇게 할 마음이 없었다. 난 군타만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의 독일어로 난 그냥 걷는게 낫겠다고 하곤 우린 시장을 입장했다!
아니나 다를까, 군타는 해맑게 이곳 저곳 서서 '가을 색에 맞는 꽃이 있냐, 가을인데 색이 왜이리 밝냐, 그래서 얼마냐' 아주 가뿐하고 활기찬 에너지로 상인들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그 뒷구석 어딘가에 큰 핑크 자전거를 들고서 앞으로 가지도 옆으로 완전히 주차하지도 않은 채 서 있는 나는 여간 불편했다. 그때 바로 뒤에서 누군가,
"에이, 가겠단 거야 말겠단거야?"
인상을 잔득 지푸린 사오십대 중년의 아저씨가 괜히 스스로 내 자전거 바퀴에 발을 걸리는 척을 하며 컴플레인을 했다.
그렇게 우리는 크게 두 골목으로 이어진 시장의 중간 출입구에 왔을 즈음 오늘 저녁에 먹을 와인과 아침에 먹을 스토들 몇가지를 샀다. 그리고 두 길목 사이에서 꽃을 파는 상인에게서 꽃도 샀다. 그렇게 다시 제 2 골목에 진입을 했고, 몇몇 따가온 시선을 받았으나 대놓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나처럼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꾀 있었다. 베를린은 차보다 자전거, 사람보다 자전거라고 할만큼 자전거 문화가 잘 형성 되어 있다. 아무튼 괜시리 소심해진 나는 주말 시장을 그리 즐기지 못했지만, 애초에 뭘 사고 싶어서 온 것은 아니었으니 아쉬운 것도 그리 없다. 시장을 다 보고 나서면서 군타는 나에게 우리 동네 옆 동네에 있는 천문관 planetarium 에 가봤냐고 물었다. 가본적이 없다고 하니, 군타 오늘 힘이 넘치는지 거기 가자고 한다. 뭐 집에서 그리 멀리 돌아가는 게 아니니까 그렇게 우리는 천문관 앞을 보고 왔다. 가면서도 유대인들이 다니는 교회와 교회 앞 대문의 별표 상징, 그리고 경차들이 밤낮으로 그 앞을 순찰한다며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옛날 1800년대에 있는 집안 사람들만 집에서 수도를 쓸 수 있도록 물을 저장하고 공급하던 건물도 보여주었다. 당시에 그 물 저장소를 둘러싼 건물의 테두리에 사람들이 살았고, 지금도 물 저장소로는 역할을 하지 않지만 사람드링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군타가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정말 몰랐을 것이다.
천문관 앞을 정말 말 그대로 눈으로 훑어 보았다. 안에 들어갈 일은 만무하기에. 그는 말했다. "플라네타리움, 아쿠아리움... 그러니까 어떤 곳인지 알겠지?"
플라네타리움이 영어기도하고 독일어이기도 하지만 observatory랑 어떻게 다른지 몰랐는데, 플라네타리움은 별의 모습을 천장으로 투영해서 보여준다고 한다. 그러니까 실제 별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고 교육적 목적으로 가상의 밤하늘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무튼 기회가 되면 한번 와보고 싶다. 얼마전 화성 mars 가 가까이 하늘에서 관찰 할 수 있는 날이었다고 보고한게 생각이 났다.
그리고 군타는 은행 atm을 들렸고, 우리는 마침내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화창한 날, 심지어 또 다시 금새 비가 내린 것을 고려했을 때 오랜만에 자전거 타고서 두 시간 동안 동네를 돌아본 것은 잘 한 일이다. 그러나 저러나 여기는 코로나가 하루가 다르게 다시 심해지고 있다.
내 몸도 내 몸이지만 군타와 지내기에 난 더 조심해야한다. 최소한 앞으로 군타 집에서 지내는 일주일은 더 말이다. 나에겐 이렇게 조심할 자유가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곳에서 일을 해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싶다. 마스크도 낀 걸 보는 것과 끼고서 몇 시간씩 일하는 것은 정말 다를 것이다.
아무튼 이건 또 다른 주제이니까... 오늘의 일기는 일기로 여기서 마무리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