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이 집의 진짜 주인이 되었다.
결혼 7년 차, 오늘 우리는 이 집의 진짜 주인이 되었다.
너도나도 가치가 높은 집을 얻고자 고군분투할 때 우린 연애 때부터 그냥 우리 둘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이면 어디든 상관이 없었다. 그렇게 운이 좋게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던 우리의 보금자리. 처음엔 둘이 살기엔 이 집이 크게 느껴져서 밤에 거실에 나오면 무섭기도 했지만 지금은 방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물건도 애정도 꽉꽉 들어찬 곳이다. 7년 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남편이 좋아하는 것들로 하나하나 채워가다 보니 무서울 틈 없이 행복해진 이 공간은 이제 세상 어느 곳보다 아늑하고 가장 좋은 우리만의 공간이 되었다.
tmi면서 자랑거리인 이 아파트 로고디자인도 내가 직접 해서 더 뜻깊은 집. 본인이 디자인한 로고가 새겨진 아파트에서 신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아마 나밖에 없을 수도. 지금 생각 보면 내가 살면서 잘한 일 리스트에 올릴만한 일 중 하나다.
처음 몇 해는 새 아파트라는 이유로 손대기 아깝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홈스타일링만 했는데, 2~3년 차부터는 셀프 페인팅과 본격적인 집 꾸미기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집에 대한 애정도 자연스레 깊어졌다. 그 시간이 벌써 7년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우리의 진짜 집이 된 오늘, 계속 살던 집을 가지게 되는 거라 그런지 7년 전부터 둘이 함께 상상해 왔던 그 설렘처럼 벅찬 감정은 아니었지만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우리는 둘이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과 반찬을 함께 준비해 작은 파티를 열었다. 식탁에 앉아 먹으며 남편은 말했다. 인생의 큰 행사 같았던 ‘결혼’ 이후로 두 번째로 큰 이벤트인 것 같다고. 나도 동의했다. 집을 가지게 된 기쁨을 뒤로하고 대문자 J(남편)과 소문자 J(나) 답게 우리는 우리의 다음 챕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여행을 자주 하며 늘 물이 있고 푸릇푸릇한 곳에서 살고 싶은 미래를 늘 꿈꿨다. 남편은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고, 난 작은 텃밭에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채소와 꽃을 키우며 사는 그런 삶을 말이다. 그때가 되면 마당도 생기니 강아지도 두 마리 키우기로 했다. 시골똥강아지 같은 하얀 녀석과 누렁이녀석 이렇게 두 마리. 이제 그걸 조금씩 실체화시켜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보자 다짐하며 잔을 맞댔다. 우리를 가까이서 본 내 친구와 6년 전 나눴던 대화처럼 진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우린 이 집 사고 나서 나중에 지방에 내려가서 살고 싶어. 진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너랑 오빠는 진짜 할 거 같아. 지금까지 봐온 둘은 할 것 같아”
그렇게 말해주는 친구가 곁에 있어 참 감사하고 그 친구에게도 고마웠다.
지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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