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shouldn't art be pretty? There are enough unpleasant things in the world.” Pierre-Auguste Renoir
예술이 왜 예쁘면 안 되나요?
세상에는 이미 불쾌한 것들이 충분히 많잖아요.
Pierre-Auguste Renoir, Flowers in a Vase, 1880
1880년경에 제작된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작품 '꽃병 속의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움과 섬세한 우아함에 심취하게 된다. 이 그림은 바라보는 것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행복하고 평온한 느낌을 주며, 마치 내가 있는 실내공간까지 침범해 평화로운 정원을 들이도록 강제한다.
화려한 꽃병엔 멋진 꽃다발이 우아하게 피어난다. 이 한 뭉치의 부케는 캔버스의 양 옆으로 뻗은 꽃송이와 색과 강렬하게 피어난 색들을 쏘아댄다. 붉은색, 노란색, 흰색, 보라색의 부드러운 색조가 푸른 잎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꽃잎들의 교향곡을 만들어낸다. 르누아르가 꽃의 본질을 포착하면서 세심하게 표현한 한 송이 한송이는 살아있음의 일시적인 아름다움을 네모난 틀에 영원히 보존하였다. 그는 결코 살아있음에 대해 불행해하지 않았으며, 바니타스를 넘어 아름다운 자연 그 자체에 집중했다.
거장의 그림이란 역시 이런 걸까? 그의 단순하지만 리듬이 느껴지는 정물화 구도는 움직임과 생동감까지 전달된다. 잎들의 붓터치가 모여서 표면엔 빛과 그림자가 표현되고, 테이블 위 살포시 떨어진 꽃잎들의 사라져 가는 생명에서는, 미묘하게 작용하는 시간의 율동까지 포착할 수 있다. 딱히, 창문이나 야외가 묘사되지는 않았으나, 대상에서 느껴지는 빛은 햇살이 비치는 방 한가운 데 은은한 빛을 발하는 듯 부드러운 광채를 불러일으킨다. 약간의 오가닉 한 패턴과 섬세한 곡선으로 장식된 도자류의 꽃병은 우아함을 극으로 달하는 순간이다. 자기의 광택과 질감은 주변 환경을 반영하여 꽃의 색상과 실내, 테이블의 따뜻한 색까지 반영한다.
인상주의 운동의 창시자로도 볼 수 있는 르누아르는 이처럼 아름다움의 본질과 일상의 찰나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능력으로 유명했으며, 자연 세계에서 빛과 색채의 일시적인 효과를 포착하고자 하면서, 그만의 느슨한 붓질과 생생한 팔레트, 장면의 순간성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두는 독특한 스타일을 개발했다. "꽃병 속의 꽃"에서 그가 보여주는 색채에 대한 숙달과 피사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능력은 이 그림 하나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그의 매력과 뉘앙스를 표현하는 그만의 유일한 기술이라는 것이 분명히 밝혀졌다.
르누아르는 말년에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해 신체적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예술에 전념했다. 르누아르는 자신의 상태에 맞게 기법을 조정해 가면서 손에 붓을 묶은 채 그림을 계속 그렸다. 그가 바라본 아름다운 예술에 대한 그의 결단력과 흔들리지 않는 열정은 이러한 그의 불굴의 정신과 예술적 비전을 증명하는 증거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