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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이터지아 Jul 17. 2023

모네의 정원 · 여름날의 수련, 비 온 뒤 촉촉한 공기





여름 수련

I perhaps owe having become a painter to flowers.
Claude Monet


Water Lilies and the Japan bridge, 1899



클로드 모네의 '수련과 일본 다리'는 딱 지금 이 순간 무더운 여름날의 계절에 어울린다. 모네의 붓자국은 마치 비 온 뒤 촉촉한 공기가 머무른 한 연못의 푸르른 자연의 아름다움을 설명했다. 그의 시적인 표현은 고요한 오아시스로 시각화되었다.




그가 사랑했던 지베르니 연못의 고요함은 일본 전통 다리의 우아한 형태로 정교하게 표현되었다. 물 위로 아치로 뻗은 다리가 화면의 중심으로 우리를 무한한 세계로 시선을 끌어당긴다. 그 사이, 촉촉한 초록빛 색채를 품은 모네의 섬세한 붓질은 나뭇잎에 맺힌 이슬에 반사된 생생한 수련의 미묘한 춤사위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흐름을 담았다. 차분하고 균형 잡힌 구도는 감상자로 하여금 잠시 멈춰 서서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만끽하도록 한다.




서양의 인상주의와 더불어 일본에서 영향받은 이들의 미학적 융합은 틀림없이 모네만의 예술적 비전의 증거가 되었다. 독특하고 일렁이는 시각적 해석을 통해 그는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는 시각적 대화를 만들어내었고, 곧 자연 그 자체를 본질로 담아 우리에게 감상하도록 하였다.




그의 여름의 정원에는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고 흐르는 물의 부드러운 속삭임이 들리는 것만 같다. 지나친 푸르름에 피톤치드의 향이 코끝을 예민하게 만든다. 수면 위에 떠 있는 수련은 섬세한 보석처럼 보이며, 꽃잎은 잠시 머물러 그 순간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캔버스의 붓자욱을 자세히 들여보다 보면 공간에 스며든 빛과 그 대기의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고 말았다는 작가의 경외심을 느낄 수 있다. 특정 시간과 장소의 본질을 포착하기 위한 모네의 헌신은 마치 계절의 흐름과 덧없는 자연의 아름다움까지를 목격하도록 초대한다.




이는 아마 단순히 정적인 표현을 넘어 이를 지켜본 모든 이가 주변 환경과 정서적으로까지 연결되었다는 것을 보여줄 테다. 마침내 살아 숨 쉬는 이 정원의 평온한 장면은 수련이 주는 숭고한 미를 만끽하라고 손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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