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뒤에 숨은 남편과 고부갈등 이야기
“결혼 2주 차로 현재 고부갈등 때문에 별거 중이에요. 남편은 저와 연락도 하지 않고 카톡으로 필요한 말만 하고 있어요. 이번 주말에 보기로 했는데 헤어지자고 할까 봐 불안해요.
시어머니는 제게 찬밥과 남편이 먹다 남은 생선을 저에게 주시고 '쟤네 집'이란 표현을 하며 저를 무시하는 것 같은 말과 행동을 하셔요. 이 부분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남편에게 전했어요.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전달하자 어머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화가 나셨어요. 남편도 지금 아파서 시댁에서 요양 중이에요. 저것만 빼면 잘해주시긴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오해가 생기고 섭섭함이 쌓이면 당사자에게 말해야 합니다. 타인에게 말하면 왜곡되어 더 큰 오해가 생기기도 한답니다.
섭섭함이 생기면 먼저 자신에게 섭섭한 마음이 생긴 이유가 무엇인지 본인 자신에게 물어보는 거예요.
남편이 남긴 음식을 먹으라고 하는 상황에서 생긴 섭섭함이라면 그 내면에는 친정과 본인을 무시한다고 느끼신 것이 아닐까요?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는 인정의 욕구가 쌓여있지 않았는지 잘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욕구가 분명해지면 그 감정을 느끼게 한 당사자에게 직접 감정을 풀어서 전달하는 거예요.
'어머니, 어머니가 남편이 남긴 반찬이나 찬밥을 제게 먹으라 하시니 전 좀 섭섭했어요. 왠지 제가 초라해지고 존중받고 있지 않다고 느껴졌어요. 제가 어머니께 사랑받고 싶은 가 봐요.' 그 상황과 그때의 감정(섭섭함) 그 속에 있던 진짜 욕구를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먼저 잘 살펴보고 그 속에 있는 바람(욕구)을 본인이 알아차리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상대는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닌데 본인에게 상처가 되는 대부분은 자신 속에 채워지지 않는 욕구 때문인 경우가 많답니다.
불안한 마음은 아마 남편을 아직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그 마음도 남편에게 잘 표현하면 좋겠습니다.
이틀 후 새댁에게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만나서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했는데, 생각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저 혼자라도 신혼집에서 살아야 할까요? 수요일에 만나기로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냥 포기해야 할지, 만나서 다시 잘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남편과 절대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남편에게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가고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서 반성한다. 했어요. 남편은 부모님과 상의해 보고, 수요일에 다시 보자고 하는데 그전까지 연락하면 안 되겠죠?
저 혼자라도 신혼집에 들어가, 같이 살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야 할지, 그냥 기다려야 할지? 저는 진짜 다시 잘해보고 싶어요.”
어머니와의 관계를 해결하는 것과 남편과 헤어지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행복한지 생각해 보세요. 어머니와 밀착된 남편의 정서적 분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선택은 본인만이 할 수 있고 선택의 결과 역시 본인의 몫입니다. 결과를 유추해 보고 행복한 결과를 선택하는 것이 인생에서 후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충분히 느꼈으면, 이번에는 어머니 입장에서 감정을 경험해 보길 권합니다. 어머니는 가족이라 편하게 하셨는데 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감정의 본질이 확실해져야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했다고 한 것은 남편에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답니다
새댁이 불안한 마음으로 물었습니다. “신혼집에 저 혼자 가 있는 게, 긍정적으로 보일지 부정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어요? 너무 답답해서 오늘 여러 군데 가서 사주를 봤는데 이별수가 있대요. 제가 노력하면 이별수를 이겨낼 수 있을까요?”
제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답은 저보다 본인이 더 잘 알리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시기를 바랍니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믿으라는 것입니다.
조금 편안해진 새댁은 “네, 상담 감사드려요. 제 마음의 소리가 무엇인지, 제가 잘못한 부분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감정을 어떻게 인지하고 그것을 표현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