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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나 Jun 25. 2024

당신의 첫사랑은 어땠나요?

설레는 짝사랑 도전기

수줍은 25세 청년 D는 대학에서 처음 그녀를 만났다. 

누가 보아도 예쁜 얼굴과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그녀는 적극적인 데다가 배려심까지 많아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D는 그녀와 동기로 대학 입학하고 1학년 때부터 M.T나 조별 과제 활동을 하면서 같이 어울렸다.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그녀는 소심한 D를 살뜰하게 챙겼다. 그녀의 그런 세심한 성격에 매력을 느낀 D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지만 한 번도 내색하지 못한 채 짝사랑하게 되었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면 그녀와 친구조차 될 수 없을까 봐 D는 고백하지 못했다.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까 말까 미루기만 하다 군대에 입대하고 말았다. 

D가 입대 후 그녀는 뮤지컬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재진학을 하였다. 

군 복무 기간에 가끔 연락만 하고 만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시간이 흘렀다. 띄엄띄엄 연락한 시간이 2년이 지나고 지금 새삼스럽게 만나자고 하려니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전역 후 D는 고향인 부산에 있고, 그녀는 서울에 살고 있어서 더욱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금도 그녀의 SNS를 들여다보며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자신이 미련한 바보 같기만 하다. 그녀의 사진만 보면 아직도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픈데 만나자고 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몇 년을 짝사랑만으로 가슴앓이를 해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고 그런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오랜 시간 D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매력적인 그녀가 나도 무척 궁금했다. 

“이렇게 오래도록 그녀를 마음속에 담고 그리워하는 걸 보면 그녀가 참 괜찮은 여자인가 봅니다.”라고 말하니 D는 눈을 반짝이며 “네, 누가 봐도 정말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더욱더 제가 초라해졌었죠!”라고 했다. 

그녀가 얼마나 활발하고 예쁜지 모든 남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지 그런 그녀가 D에게 얼마나 친절했는지 마치 그녀가 지금 눈앞에 있는 것처럼 설레는 목소리로 그녀에 대한 추억을 한 자락 쏟아냈다. 그녀가 멋져 보일수록 자신은 더욱 초라해져 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지금 D는 중요한 마음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그녀를 만나서 고백하고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지 D에게 물었다. 만나자고 하고 싶지만 뭐라고 연락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녀는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고 D는 전역 후 복학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었다. 


여름방학이라 그녀가 부산에 내려왔는지 물으니 아직 서울에 있다고 했다. 부산에 살았던 때에도 서로의 집이 꽤 먼 거리라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D에게 서울로 가서 그녀를 만나보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서울에 가는 것이야 힘든 일이 아니지만, 연락하지 않은 게 꽤 오랜데 갑자기 연락해서 만나자고 하면 부담스러워할까 봐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그녀가 일부러 자신에게 시간을 내서 만나야 이유가 없을 것 같다 했다. 

그녀의 반응이 거절이 두려운 것이었다.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아서 두려운 것이라며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라고 D를 격려했다. 

지금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가 아니고 가끔 연락을 해왔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락해서 가볍게 안부를 묻고 “여름인데 부산에 언제 한번 안 내려오니?”라고 물어보라고 했다. 

내려올 계획이 있다고 하면 "야~ 그럼, 그때 내가 멋진 곳으로 안내할게.~ 요즘 부산 뷰가 좋은 멋진 카페가 많이 생겼거든~" 하고, 계획이 없다고 하면 "내가 서울에 갈 일이 있는데, 네가 서울 구경 좀 시켜주라~"라고 말해 마치 볼일 보러 가는 길에 친구 만나듯이 상대가 부담을 갖지 않도록 그녀에게 두 개의 선택지를 주도록 했다. D도 그런 편안한 마음으로 시도해 보라고 말했다. D의 마음이 편안해야 그녀에게 전화할 용기가 생길 것이다. 


“아 넵! 정말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됐어요. 용기 내서 한번 연락해 볼게요!” 싱글벙글한 얼굴로 D가 말했다.     

상담 이후 더 이상의 연락이 없어 D가 그녀에게 연락했는지 만났는지 잘 사귀고 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D가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연락해서 좋은 만남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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