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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맹이 May 08. 2024

선생님 1

*숙/*탁/*희

선생님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국민학교(초등학교) 4학년 때 이*숙 선생님

남자아이와 내가 청소시간에 싸우다 내가 빗자루로 그 아이를 쳤다.

빗자루 끝이 아이의 얼굴을 스쳤고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

그걸 본 선생님께서 귀한 아들 얼굴을 왜 이렇게 만들었냐며 나만 엄청 혼내셨다.

나도 맞았는데.

그러면서 키도 작은 게 목소리는 또 왜 이렇게 크냐고..

키와 성대가 정녕 상관이 있단 말인가?


국민학교 5학년 박*탁 선생님

점심시간이 지나고 5교시가 되면 매일 입에서 양파 냄새가 났던 선생님

짜장면을 자주 드셨다.

그 선생님을 기억하는 이유는 나에게 미술 가를 주셨기 때문이다.

성적표를 받고 구겨버렸다.

미술을 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가"는 너무 했다.

아니 솔직하시고 냉정하신 평가였나?

아무튼 그날 이후로 미술 시간마다 지우고 그리고 지우고 그리고만 했다.

모든 숙제는 큰언니의 몫이 되었다.

내가 그려서 숙제를 제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죽했으면 고 1 때 짝꿍 얼굴을 그릴 때도 학생증을 가져와서 언니에게 그려달라고 했고, 머리카락을 그리지 않고 먼저 등교해 버린 언니 때문에 대머리 짝꿍을 제출했다.

선생님께 엄청 욕먹어가면서도.


국민학교 6학년 때 강*희 선생님

시험이 끝나고 친구 몇 명과 함께 성적표를 찾기 위해 선생님 책상을 여기저기 뒤적였다. 성적표는 찾지도 못하고 헝클어진 책상으로 인해 하루 종일 혼이 났다.

"너네 부모님 방도 마음대로 뒤지냐"라며 선생님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셨다.

그때는 잘 몰랐다. 엄청 잘못한 일인 줄을.

고등학교 때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편지를 드렸다.

괜찮다는 답장을 주셨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천방지축 제멋대로라는 생각이 든다.


나 못지않게 제멋데로인 선생님도 계셨다.

6학년 때 옆 반 선생님

학기 초 자기 딸이 부반장이 되지 않자 부반장 선거를 다시 해 달라는 학부모의 거센 항의를 받아주신 선생님

그 반은 세 번이나 부반장 선거를 했다.

"해라 해 치사하고 더러워서 뽑는다 뽑아" 이런 심정으로 그 아이가 뽑힐 때까지 투표한 것이다.

부정선거였지만 워낙 촌 동네이고 그런 거에 항의할 다른 부모님이 안 계셨다.

그 아이는 지금 학교 선생님이 되었다.

인생 참 아이러니하다.ㅋㅋ


중학교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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