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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맹이 May 03. 2024

우리나라 사람 맞아요?

     

 “우리나라 사람 맞아요?”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내 얼굴은 피부색도 까만 편이고 눈이 안으로 쑥 들어가 있다.   

6학년 때 열병에 걸려 엄청 아프고 난 뒤에는 눈 밑이 시꺼멓게 변하면서 더 어둡고 짙어 보인다. 약간은 평면적인 우리나라 사람들과 조금 다르게 생겼다.

이런 외모로 인해 자라면서 외국인이냐는 얘길 많이 들었다.

경상도에서 30년을 살다 결혼해서 경기도로 오니, 사투리를 쓰는 나를 어색한 한국말을 하는 조선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요즘엔 다문화 가정도 많고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 수도 많아서인지 당연히  한국 사람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어느 날

옷 가게에서 

“이거 얼마예요?”라는 내 말에,

“어머, 한국말 잘하시네요. 발음도 정확하세요. 다행이다”이랬다.


 또 어떤 날은

가스 검침하시는 분이 집에 오셨는데 이제 막 일어나 화장기 없는 얼굴에 두 눈을 껌벅껌벅하고 앉아 있는 나를 한참 쳐다보셨다.

이런 상황에 익숙한 신랑이 하는 말

신랑 : “맞아요. 인도 사람”

검침원 : “그렇죠. 맞죠. 저도 그런 것 같아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어요”

나는 그분이 가실 때까지 말 한마디 못했다.

그분은 끝내 내가 인도 사람인 줄 알고 가셨다.     

코로나로 인해 ZOOM 수업을 할 때 어떤 강사님께선 나로 인해 2개 국어로 수업을 하셔야 하는 줄 알고 엄청 긴장하셨다고 했다.          

 제주도 가족 여행에서 레이싱카를 타러 갔는데 다른 관광객이 갑자기 다가오시더니 

“마지막에 직원이 오른쪽으로 빠지라고 하면 왼쪽으로 그냥 가세요. 그러면 한 바퀴 더 탈 수 있어요. 일단 왼쪽으로 빠지고 나면 돌아올 수 없으니 괜찮아요. 눈치 보지 말고 ”

한참을 설명하던 그분이 갑자기

“그런데 한국말 알아는 들으시죠?”이러셨다.     

 “저 저 저 한국사람인데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나의 국적에 대한 의문들….

속상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나이 탓인지

아니면 내가 나를 좋아하기 시작한 건지

왠지 매력으로 보인다.

나만이 가진 어떤 특별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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