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수학 수업 시간.
우리는 성적순으로 앉았다.
1등부터 8등까지 첫째 줄
9등부터 16등까진 둘째 줄
이런 식으로 각 줄 여덟 명씩 중간고사 성적순으로 앉아서 수업을 했다.
그런 수업 자체가 지금 생각하면 미친 것 같지만 그때는 선생님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때려도, 함부로 말해도 다 참아야 하는 시절이라 잘못되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 차별을 하시고 편애를 하신 시절이었다.
내가 첫째 줄에 앉아 있었다면 지금 그 장면은 떠오르지도 않을 것이고 아마 느끼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20등으로 셋째 줄에 앉아있었다.
유독 티 나게 차별하신 수학 선생님. 임*석
그 선생님은 수업 시간 내내 둘째 줄까지만 눈을 마주치셨다.
셋째 줄부터는 쳐다보지도 않으셔서 우린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
어떻게든 선생님이랑 눈 한 번 마주치려는 나의 애씀에 선생님의 눈빛은 그야말로 찬바람이었다.
냉랭하게.
봐선 안 되는 것들을 본 것 마냥.
공부 못하는 것들은 당연히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무언중의 그 눈빛.
그 차가운 분위기를 애써 이겨내려고 했던 그 시절이 억울하기도 하다.
그냥 무시하는 인간에게 나도 무시하고 그냥 떠들고 놀걸...
앞 두 줄에 앉은 친구들은 죄 없이 죄인이 되었고, 뒷줄 아이들은 밉지도 않은 앞줄 아이들을 괜히 미워해야 했던 그 수학 시간의 수업은 1년 내내 찬바람 부는 시간이었다.
내 인생의 최악의 선생님들 중 한 분인 그 사람을 만나면 욕이라도 한 번 해주고 싶은데 37년이 지나 거리에서 마주쳐도 못 알아볼 만큼 세월이 흘러버렸다.
그래도 소심히 복수해 본다.
“선생님 그러지 마세요... 다 소중한 존재입니다.
니 자식이 소중하듯 남의 자식들도 다 소중하고 귀하답니다.
공부 잘하고 인성 이상한 너 보다 우리가 더 잘 자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