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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안 Sep 06. 2023

다들 결혼 좀 하세요,
저만 당할 순 없잖아요.

똑똑한 사람도 한순간 멍청이가 되기 십상인 게 결혼입니다.


프롤로그. 결혼을 쉽게 본 적도 없는데, 큰코다쳤다.


결혼은 쌍방과실이다.

1. 한 사람이 올 때 그의 과거도 함께 온다고 했던가.

2.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하는 건 무리다.

3. 죽도록 미운 현 남편은, 미치게 사랑했던 구 남친이다.


우리도 한 때 제법 달달했었다.

4. 콩깍지 씌어서 뵈는 게 없었다.

5.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결혼했다. 

6. 결혼은 결국 현실도피다.


이혼은 딴 나라 이야기가 아니었다.

7. 내 결혼은 특별할 줄 알았다. 개뿔이다.

8. 나도 그럴듯한 계획은 있었다. 결혼에 처맞기 전까지는.

9. 희망이 보인다면 또 다른 절망의 시작이다.

10. 내 머릿속에도 지우개가 있으면 좋겠다.

11. 이혼이 애들 장난이냐 묻는다면, 아닐 건 또 뭔가.


나 살자고 남편은 족치고 시댁은 길들였다.

12. 가족은 건드리는 게 아닌데 그 어려운 걸 내가 해냈다.

13. 대가리는 굴리라고 있는 것이다.

14. 끝내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끝날 것이다.

15. 내 남편이 곧 시어머니 아들이다.

16. 남편은 어디서 뭐라도 하고 있을 거라 굳게 믿었다.


부모님을 이해할지 외면할지는 내가 선택한다.

17.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18. 부모님은 반드시 나의 결혼생활에 영향을 준다.

19. 우리도 이제 누군가의 부모다.


더 이상 내가 꿈꾸는 결혼은 없다.

20. 이혼하는 과정인 줄 알았더니, 철이 드는 과정이었다.

2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에필로그. 직장인은 퇴사를, 기혼자는 이혼을 가슴에 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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