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쓰는 게 아니라 버는 것이다

새롭게 배운 시간 사용법

by 지안느

예전에는 청소나 명상 같은 내 공간과 마음의 쾌적함을 위해 쓰는 시간들이 늘 아깝게 느껴졌다.


마음은 늘 다음 할 일로 뛰어가 있었고, 손은 서둘러 현재의 태스크들을 치우기 급급했다. 어쨌든 청소는 해야하니까, 명상은 하기로 했으니까 최대한 빨리 끝내고 ‘진짜 중요한 일’로 넘어가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명상은 산만해지기 일쑤였고 청소는 늘 아쉬운 구석들이 남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알게 되었다. 내가 그런 일에 쓴 30분이 사실은 시간을 쓰는 일이 아니라 시간을 버는 일이라는 것을. 아침에 해둔 청소는 하루 종일 나를 괴롭힐 잔소리를 미리 닫아준다.


테이블 위에 놓인 그릇을 보며 '저거 치워야하는데'라며 중얼거리는 순간들을 그 일들을 해버림으로써 모든 불필요한 생각들과 그 생각들에 쓰는 시간들을 사전에 차단해버리는 것이다.


명상도 마찬가지다. 아침의 30분은 언제나 부담이 된다. 아침의 시간은 짧고 소중하므로.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정돈된 마음으로 시작한 하루는, 감정에 휩쓸려 이상한 의사 결정을 하거나 시간을 버리는 일들을 막아준다. 작은 일에 마음이 흔들려 한참을 소비하던 순간들, 이미 지나간 말과 표정에 매달려 망쳐버리는 시간들. 명상은 그런 시간의 샛길들을 사라지게 해준다.


시간을 벌어다주는 시간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많은 일을 해낸다. 모두에게 시간은 똑같이 24시간 이지만 그 안의 밀도와 각 시간의 역할은 전혀 같지 않다.


같은 30분이라도 어떤 시간은 세 시간을 데려오고, 어떤 시간은 하루 전체를 무너뜨린다. 시간을 쓴다는 것은 돈을 쓰는 것과 같아서 어떤 시간은 소비되고, 어떤 시간은 미래의 시간을 벌어오기도 한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새해에는 시간을 벌어다 주는 일들에 시간을 쓰자. 아침 청소, 명상, 마음을 제자리에 두는 사소한 루틴들. 남편과 하는 소소한 스몰톡, 아이와 눈을 마주치는 시간들 그것들은 당장에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도 나에게 정서적으로 환경적으로 엄청난 리소스를 벌어다 줄 것이다. 결국 멀리, 오래 가기 위해 올바른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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