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권리와 존엄성을 위해
최근 그나마 몇 안되게 보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방구석 1열'에서 추천받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
방구석 1열 나의 최애 패널인 변영주 감독님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이라고 하는 켄 로치 감독의 작품
켄 로치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사회주의에 대한 사상을 담은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고
노동계급 사람들에 대한 지극히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영화에 담는 것을 좋아하는 듯하다.
따라서 당시 노동 운동을 제재하던 마가렛 대처와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칸 영화제에 12번이나 초청되어 황금종려상을 2번이나 수상했고, 그중 한 작품이 바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음악이 없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음악은 딱 하나 있는데, 영화 도중 관공서에 전화를 걸어 1시간 48분 동안을 기다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신기하게도 우리나라와 똑같은 통화음인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음악이 계속 나오는 부분이다.
오히려 다른 OST가 없고 그 음악이 상징적으로 쓰여, 영화에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해 준다.
다니엘 블레이크의 역을 맡은 데이브 존스는 사실 연기자라는 타이틀보다 영국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더욱 유명하다. 그럼에도 켄 로치는 캐스팅을 할 때, 데이브 존스의 실제 친아버지가 오랜 기간 목수 생활을 했다는 점과,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데이브가 노동자 계급을 대변한다는 이유로 캐스팅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극 중 싱글맘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케이트 역에 헤일리 스콰이어스도, 어린 시절 매우 불운한 환경에서 자라온 점을 캐스팅할 때 높게 샀다고 한다.
방구석 1열을 보면 더 자세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켄 로치가 배우를 어떤 식으로 캐스팅하는지 살짝 단면만 보아도 그가 어떠한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영화를 제작하는지 알 수 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보는 내내 너무 슬퍼 엉엉 울게 만드는 영화라기보다, 너무나도 현실 적이어서 공감이 가는 마음과 동시에 답답함, 분노, 짜증, 슬픔 등의 오만가지 감정들이 섞여 진심이 담긴 눈물 한 방울을 흘리게 만드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포스터에도 나와있듯이 왜 영화가 끝난 후 15분 동안의 기립박수가 나왔는지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혼자 집에서 보는데도, 무의식적으로 박수가 나올 수 있다.
여하튼 방구석 1열 덕분에, 너무나 멋있는 감독을 알게 되었고 조만간 또 켄 로치의 다른 영화 '레이닝 스톤'을 보려 한다. 사회 시스템에 관심이 많고 그저 사람에 관심이 많다면, 꼭 봐야 하는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