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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aopal Aug 12. 2019

100세 예술가, 카르멘 에레라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 그 빛을 발한다는 비교적 뻔한말.

그것이 실현이 되었다. 무려 60여년만에.


카르멘 에레라는 쿠바 출신의 1915년생으로, 올해 104세이다.

위 뻔한 말이 가능하다는 걸 실제로 보여준 카르멘은 50년대부터 뉴욕에서 살았다.


당시 뉴욕에서는 추상표현주의가 유행하고 있었는데도 그녀는 그때부터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고, 

유행에 반(叛)하고 미니멀리즘을 고수했다.

카르멘은 2차 대전 후 파리에서 처음 바우하우스와 알베르스에 흥미를 느끼고 미니멀리즘을 공부하게 되었다.


엘스워즈 켈리, 프랭크 스텔라 등 당시 미니멀리즘 화파에 대가로 불려지는 이들이 뜨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했는데, 오직 카르멘 에레라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전시회를 하지 못했다. 

그 때의 한 일화는 아직까지 그녀에게 상처가 됐을 정도로 깊게 박혀 있다.

              

출처: 넷플릭스
출처: 넷플릭스
출처: 넷플릭스
출처: 넷플릭스

                         

1959년 뉴욕 현대 미술관은 '16인의 미국인' 전시회를 열게 되었고, 카르멘도 충분히 그 안에 포함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작품수와, 훌륭한 작품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역사적인 전시에 배제되었다. 


그로부터 45년 후, 2004년 89세의 나이로 드디어 처음 그림을 팔게된다.

여전히 생일때면 친구들과 샴페인을 마시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그녀.

                  

출처: 넷플릭스


고갱의 첫 걸작인 <햄>이 그가 마흔일 때 탄생한 것 처럼 꾸준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 고수하면 세상이 알아줄 거라는 희망을 주기도 하는 그녀이지만, 

좀 더 일찍 알려졌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사실, 컬렉터들이 나이든 작가의 그림을 사들이는 건 조금 불편한 이유도 포함되어 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게 유명 작가가 작고 후 그림 가격이 몇백배 몇천배로 뛰는 경우가 있기 때문.


어지러운 세상 속 균형을 주고 싶어 기하학 미니멀리즘을 그린다는 그녀의 정신이 담긴 작품을,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그림을 그린 그녀를,


뒤늦게 알아차린 우리의 무지를 탓하며 그녀의 마음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작품을 받아드리는 사람들이 많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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