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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aopal Dec 26. 2018

[책]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가

사람에 대하여_1

단순히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 

우주의 탄생이 아직도 모호한 것처럼 인간의 정의 또한 그렇다. 우리가 우리의 존재 정의를 내린다는 것이 모순적일 수도, 다소 거만한 것일 수도 있을 테다. 

개인적으로는 '인간'이라는 단어를 잘 쓰려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더 선호한다. 

어학사전에 인간과 사람이 같은 말이라고 나오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사람인 내가 인간이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 사람이 아닌 제 3자가 되어 사람이라는 존재를 판단하는 인물이 된 것처럼 느껴져서 이다. 


어쨌든, 이 책은 문화 연구자, 교수, 사회운동가 등 총 8명의 전문가가 모여 제목 그대로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만드는지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다. 

결론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타인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것 (천주희 문화 연구자)
서로 다른 모두를 있는 그대로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인간으로 살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열망 (문화 평론가 정지우)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열망. 우리가 바란 것은 인간이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사회 그 자체였던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문화 평론가 김민섭)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선 타인에 대한 동정과 사랑이 기반되어야 한다. 동정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기초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공감

열심을 섬기는 나라 (인권 활동가 류은숙)
‘존재’가 아닌 ‘열심’을 섬기는 나라에서 어떻게 해야 인간으로 살 수 있는가?

인간이 손에 넣은 가장 위대한 것 (문화 연구자 전성원)
인간이 손에 넣은 가장 위대한 것은 바로 ‘내일을 상상하는 힘’이다. 
인류가 인간으로 인류가 660만 년 전 아무런 보호 없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보호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보살폈기 때문.
다른 사람의 죽음을 보면서 그를 기리고 애도하는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추상적 사유에 도달함으로써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었다.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하승우)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곁에 서 있는 것, 그러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 함께 나눈 이야기를 세상에 외치는 것, 그게 정치가 아니면 무엇이 정치일까? 

진정한 인간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강남순 교수)
인간다움의 요소는 고정된 해답은 없다. 
결국 이 물음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은 구체적 정황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찰해야 할 과제이며 여정이다 

회의하는 것이 생각하는 것이다  (사회운동가 홍세화)


책을 읽다 보니 비교적 최근에 벌어진 이슈들이 나와있어서 언제 발행된 책인지 뒤늦게 확인해보니 2018년 1월 4일에 처음 출간된 책이었다. 완전 브랜드 뉴 책이다. 

그 전 한국 작가들에 의해 쓰인 사람에 대한 책들은 촛불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나온 책들이라 혁명 이후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반영되지 않은 내용이 많았는데, 이 책은 그 부분을 완벽히 포함하고 있어 더 끄덕거리며 볼 수 있는 책이었다. 


거두절미하고. 그럼 인간의 조건은 무엇인가?


위 내용들을 토대로 정리해보자면

인간은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며 그 안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함과 동시에 '나 자신'을 정립하고 정립된 내가 안주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회의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 

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다. 


우리는 이렇게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듯하다. 

사실 엄밀히 따져보자면, '인간의 조건'은 없다. 아마 생각과 상상을 표현할 수 있는 직립보행 생명체 정도?

하지만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가>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은 곧 '사회적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 같은 것으로 보인다. 


사회란 뭔지. 그 안에서 잘 융화되어 살아남기 위해 자질까지 갖춰야 한다. 

만약 우주를 펼쳐놓고 인간 또한 선택 가능한 하나의 직업이라면, 그 직업을 갖기 위해 갖춰야 하는 자질들이 너무 방대하고 많아서 뭐 이렇게 까다로워! 하고는 못하겠다고 고개를 저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곳에 살고 있고, 이미 태어나기를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위 같은 질문을 지속적으로 하며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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