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의 청소년 쉼터 사례를 보며
기획자의 태도로 다양한 사례에서 문제점과 솔루션을 고민해 봅니다.
문제를 조명하고 해결하는 태도를 배우는 이야기입니다.
강남구가 지난 4월 청소년을 위해 조성한 힐링 공간인데요.
한티역 2번과 3번 출구 대로변을 따라 총 11곳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소음 측정기가 설치된 '사운드 테라피존', 실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피트니스 테라피존',
책상과 책장이 설치된 '리프레시 테라피존'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됐습니다.
한 건물당 3.6㎡~5㎡ 정도 규모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7월 29일
길가에 청소년들을 위한 힐링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소리도 지를 수 있고 간단한 운동도 할 수 있고 책도 볼 수 있는 작은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공간은 왜 만들어졌을까요?
학생들을 상대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등ㆍ하원 길이나 학원 이동시간에 잠깐 대기하거나 간식 먹을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 등을 수렴해 6억 8천만 원을 들여 만든 겁니다.
-출처 : 연합뉴스 7월 29일
그런데 이 뉴스를 보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
"과연 학생들은 이 결과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정말 학생들이 원하는 공간이
소리를 지를 수 있고
책을 읽을 수 있고
실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일까?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에
공간을 마련해 준다는 솔루션이 과연 정답일까?
학생들에게 '왜' 공간이 없다고 느끼는지 물어봤을까?
라는 의문들이 생겼습니다.
10대들은 이런 시설이 도움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실제로 '즐길 만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이서은 / 중학교 3학년 : 노래방을 가거나 매운 음식을 먹는다거나 그런 데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출처 : YTN 8월 6일
사실 학생들에게 공간이 부족했던 건 아닌 거 같습니다.
학생들은 본인들의 스트레스를 풀 공간이 어딘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풀 방법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매운 음식을 먹는 걸로도 충분하다고 얘기하니까요.
학생들도 위 공간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얘기했음에도
아직 의견은 분분한 거 같습니다. 분명 발전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사실 제가 입시를 준비했을 때를 돌이켜 본다면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기보다는
쉴 수 있는 여유가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공간이 마련되어도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문제는 절반만 해결되는 것이겠죠.
어쩌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타협한 결과물이 스트레스 프리존 조성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사례 덕분에 기획자가 갖춰야 할 태도를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 주어진 문제를 그대로 보지 말고 배경을 살펴보자.
✔ 의외로 타겟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어쩌면 기획자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는
문제의 배경 그리고 주어진 문제점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