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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rector JI Apr 20. 2023

<빌어먹을 전통 따위>

OTT 장편을 향한 여정 

내가 좋다고 남들에게 마냥 "좋아해야지?"라는 식의 접근을 지워버리고 

며칠째 고민했던 근사해 보이는 제목도 지워버리고 

내 마음에서 올라온 한 줄의 제목을 바꾸니 속이 다 시원했다. 


그럼 이 아름다운 제목으로 어떤 이야기를 시작할까?

-아흔이 넘은 장인의 숭고한 장인정신을 이야기할까? 

-한쪽 눈을 잃고도 종을 만드는 장인의 모습을 담아낼까? 

-아니면 열두 달을 줄에 걸어 세상을 노래하는 가야금을 보여줄까? 


제목을 짓고 나니 위의 이야기들이 너무 일방적으로 보였다. 

사람들이 저 이야기를 듣고 나면 뭐가 남기나 할까?

잘만 봐준다면 "오 대단하네!" 박수 "짝" 치고 뒤돌아서면 까먹을 이야기이다. 


보통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 가운데 우리가 할 말은 뭐가 있을까?

-돈에 대한 이야기 > 후덜덜한 작품의 가격은 얼마인가?

-부족한 주인공의 고군분투 성장 드라마 > 장인 말고 이수자 이야기?

-왜 돈도 안 되는 이일을 하고 있는가? > 지켜야 하는 명분 말고 진정성 있는 주인공의 속내음 (진짜 속마음) 


대단하고 위대한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훌륭한 이야기가 아니다. 

적어도 현실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안에서는 각박하고 치열한 세상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내고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을 짜보자!

 - 시리즈 편성 (한 시즌에 5편 계획)

 - 편당 30분 내외 

요즘 넷플릭스에 많은 다큐들이 예전과 달리 짧은 호흡으로 등장했다. 

이것 역시 보편적으로 1,2시간대로 제작되던 영상들이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 점점 짧아지는 형국이다.

(스마트폰의 발달과 플랫폼의 확장으로 언제 어디서나 시청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긴 시간을 

 집중해서 보기에는 부담이 생긴다.)


두둥!  

한 편의 이야기에는 한 명의 장인 또는 이수자가 등장한다.

전통하면 예상되는 이야기가 아닌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지금이라도 때려치우고 싶다"라든가 

"돈이 안돼서 굶어 죽게 생겼다"  

"전통은 곧 사라진다"

"돈은 농사일로 법니다"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인터뷰로 시작하면 좋겠다. 

이 아이러니를 증폭시킬 수 있을 만한 장치로 고상하고 우아한 학자의 대비되는 인터뷰 

"이런 전통이야 말로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며.."

종사자와 명분만 있는 인터뷰이의 교차편집 

교차편집은 점점 빨라지며 적정한 시점에 임팩트 있는 효과음과 함께 타이틀 등장 

오프닝 씬 시작!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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