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rector JI Apr 21. 2023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
네가 좋아하는 이야기

달라도 너무 달라. 

나전칠기 촬영 중 아이폰xs

아 아름다운 이 전통 공예품을 좀 보시라요. 

너무나도 아름답지 않습니까?

나전칠기는 바다의 빛을 머금은 조개껍데기를 아주 얇게 갈아 옻칠한 기물에 부착하는 우리 전통 공예품입니다요. 


옛날 큰엄마 댁에 놓인 나전농이나 봤지 국가 무형문화재 선생님이 만드신 나전칠기는 달라도 너무 달라요. 

예전에는 버려진 나전칠기 가구들을 종종 보곤 했는데 아파트다 빌라다 맞춤형 집들이 많아서 버려지는구나 싶었는데 그것만은 또 아니더라고요??! 나전칠기가 유행하던 시절, 값비싼 옻칠 대신 캐슈칠이라는 화학도료를 쓰면서 그 품질이 떨어지면서 점점 사라지게 됐다고 하네요.. 

우리 전통 나전칠기 만드는 과정은 저희 

유튜브 채널에 다 올려놓았으니 한번 보시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천연도료로써 으뜸인 옻칠의 위대함과 자연의 색으로 만들어진 자개의 아름다움이었다. 그리고 아주아주 변태(?)스럽게 세밀하여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과정 역시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재료가 되는 자개와 옻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곁들였다. 나는 어떤 분야든 재료 먼저 살펴보는데 대부분이 자연에 있던 것이고 그것은 대하는 장인의 태도가 탁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여름에는 나무 작업을 하지 않는다던지 한 겨울에는 쇳물을 붓지 않는다던지 하는 '자연에 대한 이해'와 '재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업을 한다. 장인은 인간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연을 바탕으로 인간을 자연에게 맞춘다. 더불어 사는 삶이 비단 사람 사이만은 아닌 까닭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런 이야기 들이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 자연과 장인의 태도가 비단 전통공예에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네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조금은 달랐다. 

이런 현상에 집중하다 보니 세상에 나온 여러 가지 말 중에 최근 귀에 박히는 몇 가지 말들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면 취미, 남이 좋으면 일 

고객은 당신의 스토리에 관심이 없다. 그들의 스토리에 너의 제품(서비스)을 두어라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이 대중에겐 큰 관심이 없는 부분이라는 사실에 처음 놀랐고, 그럼 이 일을 나는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고민이 컸다. 남들이 알아주지 못해도 할 생각이었고, 남들이 알아주게 멋지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래서 지금 내가 매일 머릿속에서 하는 생각은 어떻게 전통문화를 요즘 사람들이 즐기고 누리게 할 수 있을까?이다. 전통을 관종으로 만들어 사람들의 입에 올라 죽어가는 문화가 아니라 살아있는 문화로 만들고 싶다. 


앞으로 근 몇 주간은 전통은 관종을 만들기 위해서 공부할 생각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될 것 같다.  

이 숙제가 풀리면 장편을 관통하는 시선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빌어먹을 전통 따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