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rector JI Jan 06. 2024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스파크가 일어난 이유는 다름 아닌 이것

장인이 멋있다고 생각해서 장인을 찍고 전시까지 앞두고 있는 마당에 다시금 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나에게 일은 '돈을 버는 일'과 '좋아하는 일'로 나뉘는데 돈을 버는 일은 광고주와 대행사의 소통으로 일이 마무리가 되지만 좋아하는 일은 내 스스로가 마음에 들어야 일이 마무리가 된다. 요 근래 계속 마음 한쪽이 찝찝한 것을 보니 내 마음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의 피드백은 정확한 문서처럼 오지 않고 감각적으로 피드백을 준다. 그래서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오늘은 편하게 흘려보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갖기로 했다. 요즘 제일 고민하는 것은 앞으로 KULTURE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문제와 전시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머릿속이 가득이다. '어떻게?'라는 형태적인 고민들을 하다가 마음이 답답해지는 것은 '왜'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아직 무르익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그래서 이수자들의 만남에도 마음이 찝찝했고, 앞으로 어떤 선생님들을 섭외할지 상상해 보아도 설레지 않았다. 나침반을 잃어버린 선장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보이지 않은 보물섬을 찾느라 분주했다. 나의 깃발은 어디에 꽂혀있는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때의 감정을 뒤적거렸다. 나는 사실 장인에게 반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모습에 반한게 맞았다. 꾸준함이라는 메시지가 가장 잘 들어맞는 사람이 장인이었기 때문에 장인들의 모습을 담겠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찍는 것은 장인이 아니라 태도임이 분명해졌다. 속에 얹혀있는 체증이 조금은 가신 기분이 들었다. 너무 장인에 국한되어서 생각을 하니 기준점이 불분명했었는데 꾸준함이라는 메시지를 장인을 통해서 보여준다라고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반듯해진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우리가 펼치는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꾸준함' 이 한 단어 말고는 다 버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꾸준함의 결과가 작품이고 꾸준함의 주체가 장인인 셈이다. 왜 꾸준해야 하는가?, 꾸준할 수밖에 없는가? 라는 질문에 대담은 장인의 입과 손에서 나올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단번에 장인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 꾸준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무의식에서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로 눈을 한쪽 일어도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겠다며 정신승리를 하고 계속 작업을 하는 종 선생님의 이야기 속에서,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돈이 되는 일을 찾다가도 결국 다시 자기 자리를 잡은 이야기 속에서 드라마는 있다. 드라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수식어 뒤에 붙는다. 


앞으로 만들어지는 영상과 전시에 메시지는 결국 꾸준하자로 귀결될 것 같다. 이것은 전통의 이야기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지 않을까싶다. 작심삼일부터 새해다짐까지 우리는 모두 나아짐을 스스로에게 약속하지만 꾸준하게 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알고 있다. (유쾌한 캠페인이 하나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전통이라는 프레임이 아닌 사람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통을 바라보니 장인이 만드는 작품이 아니라 꾸준함이라는 무형의 가치가 도드라진다. 


장인을 담기만 했는데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꾸준함 말고는 없구나 라는 삶의 정수를 느낀다. 높은 우위치에 올라간 사람들이 왜 한결같이 꾸준함을 입에 달고 사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무형문화재의 본질은 결국 꾸준함이다.



p.s 전시 후원 받고 있습니다. 꾸준히 후원금을 모아보겠씁니다!

      카카오뱅크 3333-03-7125837 지은석 



작가의 이전글 전시해볼까? 해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