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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Tea Jul 27. 2023

여권 파워

Day 10 in Vancouver

자기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을 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여권 passport입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일정 기간 이상을 머물러야 할 경우에는 비자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여권은 이 사람이 어느 나라 국민이다 라는 증명서라면 비자는 네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머물러도 된다는 허가증이지요. 물론 이번처럼 환승을 위해 몇 시간 머물러도 비자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이스타 ESTA, 캐나다의 eTA, 유럽 연합 26개 국가의 ETIAS, 호주의 ETA, 뉴질랜드의 NZeTA 등이 사전 신청이 필요합니다. 사전에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아 승인 번호가 발급이 되어야 여권으로만 입국과 여행이 가능합니다. 또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현지 도착 시 도착비자를 발급해야 입국이 허용됩니다. 하지만 이 조건 역시 해당 국가와 협약이 체결된 국가의 국민들만 적용되는 거지요. 그 외의 국가 국민들은 방문하고자 하는 해당 국가의 대사관에 직접 신청, 면접을 통해 입국 허가 여부를 통보받아야 합니다. 


이번 밴쿠버 방문을 준비하면서 열여덟 따님덕에 여권 지수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국가 수를 반영한 것인데요. 한국이 당당히 3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2023년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국가 수는 최소 193개(UN회원국으로 옵서버 국가인 바티칸 시티, 팔레스타인을 제외한 국가 수) - 최대 249개(국가 식별코드 ISO 3166-1에 등록된 국가 수. 나라마다 다른 산업, 통계 표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기구)입니다.  


반면 여권 지수는 세계에서 여행하기 좋은 여권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자료를 기반으로 199개국의 여권과 227개 목적지를 대상으로 분석합니다. 이 중에서 우리나라 국민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국가, 즉 무사증 입국 가능국 수는 총 189개국. 이 정도면 거의 프리패스 급입니다. 자, 몇 개의 나라를 아시나요? 어느 나라에 가보셨나요? 아니면 꼭 가보고 싶으신가요? 자, 여권 먼저 만들고 나서. 항상 언젠가 한 번은 정리해 봐야지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 드디어 필사하는 마음으로 손가락에 힘주어 작심하고 작성해 봅니다. 그 나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배열은 가나다 순입니다. 2주 전쯤 ESTA, eTA를 신청할 때 국가 목록에 주르륵 팝업으로 내려오던 나라들입니다. 


가이아나, 과테말라, 그레나다, 그리스, 기니, 기니비사우 /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오세티야, 네덜란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 도미니카, 도미니카공화국, 독일, 라오스, 라트비아, 러시아, 레소토, 루마니아, 룩셈부르크, 르완다, 리투아니아, 리히텐슈타인 / 마셜제도, 말레이시아, 멕시코, 모나코, 모로코, 모리셔스, 모잠비크, 몬테네그로, 몰도바, 몰타, 몽골, 미국, 미크로네시아 / 바누아투, 바베이도스, 바하마, 베네수엘라, 베트남, 벨기에, 벨라루스, 벨리즈,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보츠와나, 북마케도니아, 불가리아, 브라질, 브루나이 / 사모아, 산마리노, 상투메 프린시페, 세네갈, 세르비아, 세이셸,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세인트키츠 네비스, 솔로몬 제도, 수리남, 스웨덴, 스위스, 스페인,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싱가포르 / 아랍에미리트, 아르메니아,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 아이티, 아일랜드, 안도라, 알바니아, 엔티가 바부다, 에스와티니, 에스토니아,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영국, 오만,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리아, 온두라스, 우루과이,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 자메이카, 잠비아, 조지아 / 체코, 칠레 / 카자흐스탄, 카타르, 캐나다,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쿠바, 크로아티아, 키르기스스탄, 키리바시, 키프로스(북키프로스 포함) / 타지키스탄, 태국, 튀르키예, 통가, 투발루, 튀니지, 트리니다드 토바고 / 파나마, 파라과이, 팔라우, 팔레스타인, 페루, 포르투갈, 폴란드, 프랑스, 피지, 핀란드, 필리핀 / 헝가리 -출처:외교부 해외안전여행



UN 기준으로 보면 가나, 가봉, 감비아, 기니, 기니비사우, 나미비아, 나이지리아, 남수단, 니제르, 나우루, 네팔, 동티모르, 몰디브, 미얀마, 방글라데시, 부탄, 스리랑카, 아프가니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캄보디아, 파키스탄, 파푸아뉴기니, 볼리비아, 아제르바이잔, 라이베리아, 레바논, 르완다, 리비아, 마다가스카르, 말라위, 말리, 모리타니, 바레인, 베냉, 부룬디, 부르키나파소, 사우디아라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시에라리온, 앙골라, 알제리,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예맨, 요르단, 우간다, 이라크, 이란, 이집트, 적도기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지부티, 짐바브웨, 차드, 카메룬, 카보베르데, 케냐, 코모로, 코트디부아르, 콩고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쿠웨이트, 탄자니아,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등이 우리나라 국민에게 사전 비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1위는 싱가포르로 무려 192개국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최하위 103위로 단 27개국만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예상되듯이 북한도 여권 지수가 매우 낮은 편입니다. 97위로 비자 없이 39개국에 입국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여권 지수가 공동 3위인 국가들은 오스트리아, 핀란드, 프랑스, 일본, 룩셈부르크, 스웨덴입니다. 


출국하기 전 따님이 입국 심사에 필요한 스토리(?)를 영문으로 만들어서 공유해 주었습니다. 봐도 잘 모르겠으니 외워지는 건 더더욱 어려웠지요. 그래서 따님에게 모든 걸 맡기고 그냥 늠름(!)하게 뒤에서 서 있으리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여권 지수, 뭐 이런 건 일단 잘 모르겠고 해서. 그랬는데 생각보다 LA를 경유해서 밴쿠버로 입국할 때 짐검사를 빼고는 여권 검사는 별다른 질문 없이 정보만 입력하고 끝이 난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겁니다. 


특히, LA 탐 브래들리 공항에 내려서 3시간 남짓한 빠듯한 환승 시간 때문에 눈에 힘을 주고 이동 경로를 찾고 있었, 지만 공항 직원의 멘트 한마디에 따님과 함께 빵 터졌습니다. 그리고 이내 따라 나오는 한국어 안내 방송에 긴장된 마음이 스르르 내려앉았습니다. 


여기저기 논 유에쓰 시티즌, 여기저기


아마, 이 쪽으로 오란 이야기를 잘못 배운 것 같더군요. 이정표를 보니 영어로 NON US CITIZENS이라고 서 있는 빨간 바탕에 하얀색 글씨와 나이 든 그 직원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무뚝뚝한 입국 심사 직원 앞에서 눈에 힘을 부릅뜨고 사진을 찍히고, 열손가락 지문을 엄지 하나, 나머지 손가락 네 개를 양손으로 나눠 등록만 하고 아무런 질문 없이 쌩큐하고 보내준 이유이지 싶습니다. 여기저기, 이 국가 저 국가와 무비자 입국을 협약하고 유지하려는 외교 관련 공무원들의 덕에 지금 은근히 알게 모르게 대한민국의 여권 파워를 크게 보고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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