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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Tea Sep 25. 2021

안 익히면 큰일 나는 Eggplant

잘운잘(잘먹고운동하고잘듣고)

  속씨식물 문 쌍떡잎식물 강 **목 **과 **속에 속하는 한해살이풀. 비싸지 않고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채소. 보라색은 안토시아닌, 레스베라트롤 등의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다고 한다. 파이토케미컬이 뭐지? 바로 찾아봤다. PhytoChemical. Phyto(파이토)는 식물성, Chemical(케미컬)은 화학. 즉 식물성 화학물질을 의미한다.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영양소는 아니지만 식물의 독특한 맛, 향, 색깔을 부여해서 각각의 음식 고유의 특성을 나타내 주고 건강유지에 필요한 성분이라고 한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장이 안 좋은 사람에게 아주 좋다. 하지만 익히지 않은 이것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다고 한다. 솔라닌은 감자 독으로 유명하다. 아린 맛이 복통이나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물컹거리는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가린다. 대체로 중장년이 즐기는 반찬이다. 내 어릴 적에는 살짝 대쳐 무침으로 많이 밥상에 올라왔었다.

 영어 이름이 재미있다. Eggplant. 계란 식물? 사실 이것의 원래 모습은 방울토마토처럼 동글동글했단다. 그런데 계속되는 품종 개량 끝에 지금처럼 길쭉한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개량 이전의 모습은 감자 열매나 계란같이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어제 동네 마트에서 통통하고 찐한 보라색의 이게 5개 1000원. 얼른 챙겨 왔다. 두 개는 어제 저녁에 내가 이것 튀김 깐풍 조림을 시도했다 일부 망쳤다. 나머지 세 개는 오늘 저녁 아내의 손에서 이것 덮밥으로 탄생했다. 굴소스와 간장으로 간을 했단다. 무쇠 프라이팬에서 볶아서, 불향도 진하게 났다. 이것 덮밥에서 주연 같은 조연은 단연 보랏빛 양파. 고슬고슬한 밥알과 이것을 이어주는 달짝지근한 다리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 프라이팬에 남았던 것들도 모조리 다 먹었다. 두 번째 떠다 주는 아내의 얼굴이 밝게 미소 짓고 있었다.


  눈치채셨을 거다. 오늘의 음식 재료는 바로 가지.






  집 옆 자전거 도로를 따라 라이딩을 했다. 내가 설정해 둔 왕복 코스는 총 5개이다. 20km(제1서울 외곽순환 교각 밑), 25km(동부간선도로 진입로 부근), 30km(, 50km(장안교 부근), 70km(뚝섬 119 해상구조대 앞 잔디광장).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 출발 전에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 오늘처럼 처음의 결정이 중간에 수정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럴 경우에는 대부분 먼 코스를 생각했다가 단축되는 경우이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어 출발했다. 날씨도 좋고, 시간도 넉넉해서 왕복 50km 코스를 생각하고 나갔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난히 전화와 카톡이 많이 날아들었다.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평가에 대한 아이들의 질문 공세였다. 제법 많이 읽고 매력적인 질문을 하는 덕분에 기분은 유쾌했다. 11km 정도에서 멈춰 한 시간 가까이 서너 명의 아이들과 통화하고 카톡 하다 보니 막 덥혀지기 시작한 몸이 금세 식어버렸다. 햇살에 피부는 따뜻했지만, 심장이 잠잠해졌다. 이럴 경우에는 다시 몸을 덥혀서 달리는 게 쉽지는 않다. 오늘은 중간에 너무 많이 쉬어 버렸다. 하지만 운동은 언제나 천천히, 적당히, 즐겁게 해야 하니까. 숙제처럼 하는 운동은 또 하나의 스트레스니까. 3편도 15km 지점을 반환점으로 삼았다.






  나는 베란다에 앉아 있었다. '자기야! 빨리 와, 빨리 와'. 아내가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가지 덮밥을 하고 플레이팅을 하면서 아내가 나를 부르는 소리였다. 말랑말랑하게 신나 있었다. 나는 몇 초 만에 목청껏 대답을 했다. 타이핑을 바로 멈췄다. 얼른 거실로 튀어 나갔다. 식탁에 앉으면서, 소리쳤다. '와! 불향 봐, 불향. 잘 먹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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