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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굿데이_지담입니다. 지도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의 정보를 기호나 문자 등을 활용해 표현한 것입니다. 자동차, 선박 등의 네비게이션 지도, 휴대폰 속에 있는 지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죠. 하지만 종이에 그려져 기록으로 전해지는 옛날 지도, 즉 고지도는 하나하나 내용을 살펴봐야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알 수 가 있지요. 그래서 먼저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우리가 살펴 볼 지도들의 자기 소개를 들어 볼까요?
[첫번째 이야기]
1. 먼저, 동양의 지도입니다.
저는 중국에서 태어난 화이도입니다. 송나라때인 1136에 태어났습니다. 현존하는 지도 중에서 중국 전역을 기록한 지도로는 가장 오래되었으며, 가로와 세로가 약 79cm인 석판 뒷면에 새겨져 있습니다. 지도의 중심에 중국이 있으며, 오른쪽에 한반도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저도 중국에서 태어난 대명혼일도라고 합니다. 명나라 초기인 1389년에서 1391년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존하는 동아시아 중세에 제작된 세계지도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까지 포함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지도입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두고 아프리카, 유럽, 인도 등 광대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으며, 국가간 경계선은 없고 단지 지명이 표기된 사각형의 색깔로 구분하였습니다. 지도는 명대의 산천과 행정 단위를 중심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탈리아 출신의 마테로 리치가 중국에서 제작한 곤여만국전도라고 합니다. 1602년생이지요. 아메리카 대륙이 포함된 중국어로 된 최초의 세계 지도입니다. 높이 1.52m, 너비 3.66m의 대형지도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구대륙은 물론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대륙의 모양이 놀랄 만큼 정확한 편이지요. 세계의 주요 바다 이름이 중국을 중심으로 소동양(서태평양), 대동양(동태평양), 소서양(인도양), 대서양이라 표기된 점이 큰 특징이랍니다. 저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서구식 세계 지도가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답니다.
저는 1402년 조선에서 태어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입니다. 이름이 좀 길죠? 줄여서 혼일강리도라고도 부릅니다. 의미는 혼연일체가 되어 펼쳐지는 국경과 역대 왕조의 수도를 기록한 지도라는 뜻이지요. 중국에서 들여온 세계 지도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도를 추가하여 제작하였습니다. 중심에 중국이 있고, 우리나라와 상대적으로 크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인도, 아라비아반도, 아프리카, 유럽까지 표현되어 있습니다.
저는 천하도지도입니다. 이름이 천하도와 비슷하지만, 내용도, 시기도, 의미도 달라요. 천하도가 조선 중기 그려진 상상도라면, 천하도지도는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여지도(輿地圖-여지도의 '여'는 땅이라는 뜻으로 여지도라면 바로 지도를 의미)첩에 포함되어 있는 나름 과학적인 지도랍니다. 조선 실학자들이 서양 지도를 토대로 만든 세계지도로, 경선과 위선이 표시되어 있고 태평양을 중앙에 배치하였지요. 지금의 세계 지도와 흡사하죠.
저는 지구전후도입니다. 1834년생으로 지구전도와 지구후도로 그려져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구전도에는 아시아, 유럽과 아프리카가 그려져 있고, 지구후도에는 아메리카가 그려져 있습니다. 가장 큰 특색은 국명, 지명, 대양, 주기는 양각되어 있고, 대륙은 음각되어 있다는 점. 그러므로 대륙은 흰색으로 표현되어 있고 대양은 검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른 지도에 비해 중국의 면적 왜곡이 적은데요.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아닌 세계의 일부라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2. 다음은 서양의 지도들입니다.
저는 기원전 600년경에 태어난 바빌로니아 점토판 지도입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신바빌로니아 왕국에서 작은 점토판위에 새겨져 제작되었습니다. 작지만 이래뵈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 지도랍니다. 신바빌로니아 왕국은 함무라비 법전으로 유명하죠. 지금의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 일대에 걸쳐 있던 왕국입니다. 세계를 평평한 원반 모양으로 묘사하였고, 중심에 수도 바빌론과 유프라테스강이 그려져 있으며, 원밖의 삼각형에는 미지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알렉산드리아(이집트 수도 카이로 다음으로 큰 도시)의 천문학자이자 지리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가 150년경에 그린 세계 지도입니다. 그래서 학자의 이름을 붙혀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라고 불리지요. 지구를 구형으로 인식하는 <지구구체설>의 상징인 지도입니다. 하지만 <지구구체설>을 부정하는 중세의 그리스도적 세계관 때문에 한참을 잊혀져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5세기에 들어서 복원이 되어 필사본이 만들어 지면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위 지도는 필사본입니다.
저희는 둘다 TO지도라고 불립니다. 13세기경에 탄생한 T and O map입니다. T와 O로 이루어진 지도라는 뜻이지요. 원래 이런 류의 약도를 '베아투스 지도'라고 부릅니다. 8세기 스페인의 수도승인 리에바나의 베아투스가 프톨레마이오스의 책에서 좀 베낀 내용과 성서에 적힌 내용을 기반으로 그린 거거든요. TO지도는 중세 서유럽에서 사용하던 지도로, 중세 서유럽인들의 세계관을 나타냅니다. 그들은 세상이 둥글고, 그 주위에 바다가 있고 둥근 땅에 T형으로 바다가 있으며, 중앙에는 영원의 도시 예루살렘이 있다는 원리입니다. TO지도에서는 위쪽이 동쪽(에덴동산)입니다. 따라서 가장 큰 구획이 아시아, 왼쪽 아래가 유럽, 오른쪽 아래는 아프리가가 됩니다. T자는 지구의 육지부를 세 개의 대륙(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나눕니다. T자의 수직선은 지중해를 나타내며 아프리카와 유럽을 나눕니다. T자 가로선의 오른쪽 부분은 홍해 혹은 나일 강을 나타내며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나눕니다. 가로선의 왼쪽은 흑해, 아조프 해, 돈 강을 나타내며 아시아와 유럽을 나눕니다.
저는 1154년에 중세 아랍의 지도학자였던 알 이드리시가 제작된 세계지도입니다. 그래서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라고 불립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지도와 달리 이드리시의 세계지도는 지도의 위가 남쪽으로 방위가 뒤집어져 있습니다. 이슬람 세계에서 방위의 기준은 남쪽을 정면으로 동쪽을 왼쪽, 서쪽을 오른쪽이라 하는 전통이 있는데, 이는 중세 이슬람 문명의 중심지대에서 보면 성지 메카(Mecca)의 위치가 남쪽으로 처지는 것을 의도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방위를 반대로 정한 것입니다.
저는 1569년에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모두에게 익숙한 벽지도에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투영법이 바로 네덜란드의 지리학자 메르카토르가 만든 세계지도입니다. 경위선이 직선으로 그려져 있어 해당 지점의 각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위도 지역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왜곡이 발생합니다.
저는 1970년대 독일의 페터스가 제안한 도법입니다. 메르카토르의 단점을 극복하고 각 대륙의 면적이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방향과 형태가 왜곡되는 단점을 극복하지는 못했어요.
[두번째 이야기]
1. 동양의 고지도를 구분할 때 이것이 반영되었는지, 이것에서 벗어났는지를 먼저 살펴보세요.
중국은 일찍부터 지도 제작 기술이 발달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도 대부분은 중국과 그 주변 지역에 한정되어 표현되었는데, 중국 중심의 세계관인 중화사상이 반영되었기 때문이지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중화(中華) 인민공화국'의 줄임말. 중화란 중국인-중국 사람은 한족이고, 한국 사람은 한민족이라고 구분합니다-이 주위 민족을 야만시하고 자기 나라가 세계의 중앙에 위치한 가장 문명한 나라라는 뜻이랍니다.
2. (가) ~ (다) 고지도에 담긴 내용을 읽어 봅니다.
(가)는 TO지도, (나)는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 (다)는 천하도이지요. 먼저 중심 도시(또는 국가)를 통해 지도 속에 반영되어 있는 세계관을 살펴볼까요? (가)의 중심에는 jerusalem이라고 쓰여 있고, 그 밑에 지붕 위에 십자가가 그려진 집이 아이콘처럼 보입니다. 네, 맞습니다. 지금의 이스라엘의 수도이면서 크리스트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나타내고 있는 겁니다. TO지도는 크리스트교 세계관이 반영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 천하도의 중심은 보이시나요? 노란색 바탕 위에 中國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네, 바로 지금의 중국입니다. 천하도는 내대륙(안쪽에 있는 대륙)-내해(안쪽에 있는 바다)-외대륙(내해 바깥쪽에 있는 대륙)-외해(외대륙 바깥쪽에 있는 바다)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일 안쪽 내대륙 가운데에 떡하니 중국이 쓰여 있는 것은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이 반영된 결과지요.
그 내대륙에 중국 외에 조선, 안남(베트남), 인도 등의 실재하는 나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내해와 외대륙에 노란색 중국 주변에 붉은색, 검은색의 이름표 같은 것들이 여러 개가 있지요? 일본국, 유구국(지금은 일본 영토인 오키나와)처럼 실재하는 나라들과 일목국(얼굴 가운데 눈이 한 개만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 대인국(키가 장신이고 마음이 크고 넓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 삼수국(머리가 세 개씩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 관흉국(가슴에 구멍이 뚫려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 등 중국의 고전인 '산해경'에 나오는 가상의 나라들이 뒤섞여 표현되어 있답니다. '산해경'은 중국 선진 시대에 저술되었다고 추정되는 대표적인 신화집 및 전설 속의 지리서입니다. 신선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의 도교 사상이 천하도에 반영되어 있다고 보는 근거입니다. 외대륙에는 대부분 가상의 나라들로 채워져 있고요.
그럼, (나)의 중심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처음 봤을 때는 잘 모르겠지요? 그건 이 지도가 180°뒤집혀서 그려져 있다 - 이건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입니다. 무슬림 친구들을 만난다면 '뒤집혔다'라고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 사람의 몸에 있는 배꼽의 위치는 대충 비슷한 곳이지만,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옴파로스 OMPHALOS(세상의 배꼽)는 모두 자기들이 사는 곳이 중심이니까요 - 는 사실을 잊어서 그렇습니다. 위에서 이미 설명해 두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지도와 달리 이드리시의 세계지도는 지도의 위가 남쪽으로 방위가 뒤집어져 있습니다. 이슬람 세계에서 방위의 기준은 남쪽을 정면으로 동쪽을 왼쪽, 서쪽을 오른쪽이라 하는 전통이 있답니다. 중세 이슬람 문명의 중심지대에서 보면 성지 메카(Mecca)의 위치가 남쪽으로 처지는 것을 의도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방위를 반대로 정한 것이지요. 그들에게 메카가 옴파로스이니까요.
(가)~(다) 지도의 방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지도에서의 북쪽은 위쪽을 의미합니다. (다) 천하도처럼 말이죠. 그런데, TO지도는 위쪽이 동쪽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유럽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해가 뜨는 곳'이 지도상의 왼쪽인 동쪽이었습니다. 이건 지금의 우리도 모두 마찬가지지요. 하지만 그 당시에는 크리스트교 세계관에서 바라보면 동쪽에서 해가 뜨는 데 그곳에는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었어요. 미지의 세계였지요. 크리스트교에서 말하는 낙원, 즉 천국(파라다이스paradise)에서 해가 떠오른다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유럽인들에게는 '해가 뜨는 곳=동쪽=오리엔스=파라다이스'이었던 겁니다. 지도의 위쪽에 'ORIENTE'라고 써져 있는 거 보이시나요? 맞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오리엔트입니다. 로마 시대부터 동방, 곧 아시아와 이집트를 포함하는 지역을 유럽 사람들이 부르던 말이지요. '해가 뜨는 곳'이라는 뜻의 라틴어 오리엔스oriens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해는 동쪽에서 뜹니다!. 반면에 (나) 알 이드리시의 지도는 바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들의 옴파로스를 지키기 위해 위쪽이 남쪽이 된 겁니다. 우리가 봤을 때는 '자기들 마음대로'인 것 같지만, 이게 정상입니다. 자기들 세계가 중심인 건 누구나 당연한 거니까요. 다만, 틀렸다고 싸우지 않고 이해하려는 태도, 그게 [사이다! 세계지리]에서 배워야 하는 가치인 겁니다.
(가)~(다) 지도가 표현하고 있는 대륙과 바다의 범위를 알아볼까요? (가)는 13세기 무렵 유럽에서 제작된 '베아투스'식 약도입니다. 8세기 스페인의 수도승이었던 베아투스가 간략하게 그렸다는 의미이지요. 결국, TO지도는 특정 지도에 대한 명칭이라기보다는 이런 류의 모든 약도를 일컫는 용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여기서 T자는 지구의 육지부를 세 개의 대륙(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나눕니다. 이같이 세상이 셋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은 철저히 중세의 크리스트교적인 해석입니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대홍수 이야기의 주인공인 노아의 아들이 셋이었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아시아는 첫째 아들 셈(Shem)이고, 아프리카는 둘째 아들 함(Ham), 유럽은 셋째 아들 야벳(Japheth)이라고 합니다.
T자의 수직선은 지중해Mediterranean sea를 나타내며 아프리카와 유럽을 나눕니다. T자 가로선의 오른쪽 부분은 홍해Red sea 혹은 나일 강을 나타내며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나눕니다. 가로선의 왼쪽은 흑해Black sea 혹은 돈 강Donais을 나타내며 아시아와 유럽을 나눕니다. 1154년에 제작된 (나)에서는 우선 지중해의 위치를 찾아보세요. 뒤집혀 그려졌으니까, 오른쪽 아래에 육지 사이에 갇혀 있는 바다가 바로 지중해입니다. 그 바다를 사이로 아래쪽의 유럽과 위쪽의 아프리카가 나타나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왼쪽 윗부분에 위아래 육지로 둘러싸인 바다가 인도양인데, 그 아래쪽 육지가 모두 아시아입니다. 지중해와 인도양이 연결되는 부분에 장화처럼 생긴 반도가 바로 지금의 서남아시아, 즉 사우디아라비아 반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TO지도와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두 지도 모두 종교적 이상향을 반영하고 있지요. 여기에 3개의 대륙(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이 표현되어 있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TO지도는 크리스트교(위쪽이 동쪽) 세계관, 알 이드리시 지도는 이슬람교(위쪽이 남쪽)가 반영되어 있다는 차이점이 있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머리를 식히는 데 참고하세요.
[세번째 이야기]
오늘도 굿데이_달리는구름입니다. 마지막으로 프톨레마이오스와 메르카토르의 세계지도입니다.
1.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
'오스'형의 본명은 클라우디오스 프톨레마이오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천문학자, 지리학자, 점성학자입니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저서를 남겼는데 이러한 그의 저서들은 후의 이슬람과 유럽 과학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코페르니쿠스 이전 시대 최고의 천문학서로 인정받고 있는 <천문학 집대성>은 아랍어 역본인 <알마게스트>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지리학 분야의 <지리학>이 학계에서 오래도록 아낌을 받고 있는데,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세계지도가 바로 오늘 이야기할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입니다. 지구를 구형으로 인식하는 <지구 구체설>의 상징인 지도입니다. 하지만 <지구 구체설>을 부정하는 중세의 그리스도적 세계관 때문에 한참을 잊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5세기에 들어서 복원이 되어 필사본(베껴 그린 것)이 만들어지면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아래 지도는 필사본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지구를 구형(球形;공처럼 둥근 모양)으로 인식했습니다. 평면이 아니라 공처럼 덩어리로 인식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지구구체球體설>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말씀이 온 우주의 기준이 되었던 중세 유럽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지요. 그러나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 지도는 최초로 경위선망을 설정하여 그렇답니다. 위 지도에 육지 부분을 보세요. 가로와 세로선이 그어져 있지요? 바로 가로선이 위도, 세로선이 경도를 의미합니다. 지금의 지도처럼 과학적인 적용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경위선망을 사용했다는 자체가 과학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지도가 과학적이라는 근거는 또 있습니다. 지도를 자세히 보면 위쪽으로 오므려져 있는 걸 아실 겁니다. 이건 바로 투영법을 사용했다는 근거입니다. 투영법(projection)이란 投影, 즉 비친 그림자를 따라서 지도를 그리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학교에서 수업할 때, 집이나 캠핑 가서 영화 볼 때 사용하는 장치가 빔프로젝터라고 하잖아요. 영상을 스크린에 빔을 통해 투영하는 장치라는 의미랍니다.
실제 지구는 구체이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공간(입체를)의 지도(평면에)를 작성한다 할지라도 왜곡되지 않게 그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투영법은 이 왜곡을 처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지도는 경위선망을 평면에 투영하는 방법으로 세계 지도를 제작하였기 때문에 과학적인 지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 2천여 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다니 참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게 없는 것 같네요. 그래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 지도는 근대 세계 지도 제작의 기반이 되었다는 평가를 듬뿍 받고 있답니다. 아래에서 금방 이야기하겠지만, 아메리카 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버스'형(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테스형식 저자의 표현입니다^~^)이 이 지도를 보고 '분명 새로운 세상은 존재한다'라고 확신하면서 흥분했답니다. '버스'형은 원래 이탈리아 제노바 출신입니다. '버스'형의 아들 페르디난드 콜럼버스가 쓴 전기에 보면, 그의 아버지인 '버스'형이 탄 배가 해상 전투에서 난파되었는데 포르투갈에서 구조되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그래서 포르투갈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거군요. 하지만 탐험가였던 '버스'형의 신항로 개척 계획은 포르투갈에서 퇴짜를 맞습니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경쟁상대였던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을 결국은 설득하여 신항로를 찾기 위해 대장정을 시작했다는 거잖아요. 지리적인 열정은 전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삶은 물론 세계의 공간 배치도 새롭게 하는 힘의 원천입니다.
2. 메르카토르의 세계 지도
메르카토르(Mercator, 1512-1594)는 네덜란드(한국에서는 흔히 네덜란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지금의 벨기에 북부 플랑드르 지방)의 지도학자입니다. '토르'형(메르카토르의 테스형식 저자의 표현입니다^~^)은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의 벽걸이용 지도를 만든 분입니다. 직사각형으로 대서양(또는 태평양)이 가운데 있고, 북반구가 위쪽, 남반구가 아래쪽에 그려진 세계지도 아시지요? 그런 형태를 모두 메르카토르의 세계지도라고 부릅니다. 이 지도도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지도와 마찬가지로 지구를 구체로 인식하고, 경위선망을 설정하고, 투영법을 사용했지요.
위에 제시된 투영법 중에 어떤 것을 사용했을까요? 그렇죠. 원통 투영법입니다. 지구를 원통 모양의 종이로 둘러쌌다고 가정합니다. 모든 불을 다 끄고, 지구 속에 작은 전구만 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불빛 때문에 지구의 그림자가 원통면에 와닿겠지요. 바로 바다와 육지의 경계입니다. 가로선과 세로선의 격자망입니다. 그 그림자를 따라서 윤곽선과 가로, 세로선을 그립니다. 그리고 원통 형태의 종이를 직사각형으로 펼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메르카토르식의 세계 지도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지도가 모두 메르카토르 지도입니다. 이 지도는 경선과 위선이 만나는 네모칸의 크기가 적도에서 15도 이내 지역은 매우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지도는 포르톨라노 해도와 함께 유럽의 지리상의 발견 시대(15세기 초 ~ 17세기 초)의 인기 아이템이었습니다.
13세기경부터 유럽에서 제작된 항해용 지도로 유럽(포르투갈, 스페인 중심)과 지중해 주변 해안의 항구와 도시를 자세히 표현하였다. 항해의 요충지와 나침반의 방향을 알려주는 방사선이 목적지까지 직선으로 나타나 있다. 마치 현대의 항해도처럼.
콜럼버스(버스형은 1492년 10월 12일, 아메리카 산살바도르섬에 도착함-지금도 미국과 일부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은 10월 12일을 '콜럼버스의 날'로 기념하고 있음), 마젤란(잘난 형 마젤란은 1519년 9월 20일 최초의 세계 일주 항해를 시작함)의 항해 결과 아메리카 대륙,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세계지도에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메르카토르의 세계지도는 1569년 제작된 이후 신항로 개척을 위한 항해도로 활용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가로선과 세로선이 만나는 지도상 임의의 두 지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면 실제 필요한 항해 각을 알 수 있어 항해용 지도에 적합했던 겁니다. 무역풍이 부는 적도 부근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위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적도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육지의 실제 면적이 늘어나는 엄청난 왜곡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이 왜곡에 익숙해져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캐나다 위쪽에 있는 그린란드가 아프리카 대륙과 비슷한 면적을 가졌다는 잘못된 지리 지식을 쌓아 놓고 있을 뿐입니다. 모두 메르카토르 씨 덕분입니다. 실제로 그린란드의 면적은 2,166,086 km²으로 아프리카 대륙(30,200,000 km²)의 약 14분의 1 크기밖에 안됩니다. 이외에도 전 세계의 대륙이나 국가끼리의 면적을 비교해보고 싶다면 여기(https://mapfight.appspot.com/)에서 직접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출처:외교부 공식블로그-모파랑]
지도 가운데에 대서양이 보입니다. 대서양을 중심으로 왼쪽의 흰색 육지가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입니다. 오른쪽이 위에서부터 유럽, 지중해, 아프리카, 그 오른쪽으로 넓게 표현한 대륙이 모두 아시아입니다. 지도의 묶음, 즉 지도책을 아틀라스Atlas라고 부르는데 이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이 '토르'형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 봅니다.
(이미지 출처 :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