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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기후를 이야기할 때 한 번쯤은 본 적이 있는 지도가 있습니다. 아래 지도가 그건데요. 이 지도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이 블라디미르 페터 쾨펜(Wladimir Peter Köppen)입니다. 쾨펜 씨는 1846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난 독일인 과학자입니다. 식물학을 전공했고, 젊을 때부터 기상학에도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독일 해양 기상대에서 44년간 일한 경력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쾨펜 씨의 접근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식물학 전공을 살려서 전 세계의 기후를 아래에 있는 그림처럼 식생(植生;식생은 특정 지역의 지표면 식물종 집단을 의미합니다) 분포에 영향을 주는 기온과 강수량을 기준으로 알파벳 기호로 기후형을 13개로 구분했습니다. 이후 미국의 지리학자인 트레와다(Trewartha)가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고산 기후(H)를 추가하였답니다. 그래서 그 구분 기준만 이해하면 기후 특색을 쉽게 파악할 수가 있답니다.
넓은 세계의 기후를 어떤 절차로 구분하려고 했을까요? 찬찬히 한번 살펴보도록 할게요. 먼저 쾨펜 씨는 적도를 기준으로 북극과 남극 방향으로 알파벳 대문자 5개(A~E)로 구분을 시도합니다. 1차 구분 기준입니다. A는 열대, B는 건조, C는 온대, D는 냉대, E는 한대를 의미합니다. 물론 A~E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아래에 정리한 것처럼 기온을 기준으로 그냥 적도부터 극지방까지 알파벳 순서대로 나열한 겁니다. 여기서 쾨펜은 식생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A, C, D는 수목 기후-나무가 자라는 기후-, B, E는 무수목 기후-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기후-라고 별도로 구분해서 설명합니다. B는 강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E는 기온이 너무 낮기 때문에 나무가 자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기온에 따른 1차 구분 기준입니다.
A는 최한월(일 년 중 가장 추운 달) 평균 기온 18℃ 이상
C는 최한월 평균 기온 -3℃~18℃
D는 최한월 평균 기온 -3℃ 미만 + 최난월(일 년 중 가장 더운 달) 평균 기온 10℃ 이상
E는 최난월 평균 기온 10℃ 미만
다음으로는 A~E 알파벳 뒤에 문자를 붙여서 2차, 3차 구분을 합니다. 1차 기준과는 다르게 2, 3차 구분시 활용된 문자는 나름의 기준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 기준들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열대) 기후는 Af(열대 우림), Am(열대 몬순), Aw(사바나), C(온대) 기후는 Cfb(서안해양성), Cs(지중해성), Cw(온대 겨울 건조), Cfa(온대 습윤), D(냉대) 기후는 Df(냉대 습윤), Dw(냉대 겨울 건조), E(한대) 기후는 ET(툰드라), EF(빙설)로 나누어집니다. 모두 기온을 1차 기준으로 나눈 기후형입니다. 반면 건조기후를 나타내는 B는 유일하게 1차 기준에서 기온이 아니라 강수량으로 구분합니다. 연강수량이 500mm 미만인 지역을 B라고 합니다. 이를 다시 BS(스텝 기후)와 BW(사막기후)로 나눕니다. BS의 S는 독일어 Steppe(스텝), BW의 W는 독일어 Wuste(사막)이란 의미입니다. BS는 250-500mm, BW는 250mm 이하인 지역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건조 기후는 한 가지 조건이 더 충족이 되어야 됩니다. 바로 증발량입니다. 증발량이 강수량보다 많아야 B 기후가 되는 겁니다.
다른 기후대도 마찬가지로 2차 구분은 강수량에 따른 겁니다. 비가 오지 않는 건기의 시기를 가지고 구분을 한 것이지요. 독일어로 'trocken'은 건기를 나타내며 'fehlen'은 '없다'라는 의미입니다.
다음은 강수량에 따른 2차 구분 기준입니다.
f는 fehlen trocken(건기가 없음 => 연중 습윤)
w는 winter trocken(겨울이 건기임)
s는 summer trocken(여름이 건기임)
m은 monsoon(몬순;계절풍)
여기서 연중 습윤의 개념을 좀 더 구분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비가 어느 정도 오는 게 연중 습윤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기후대별로 다르기 때문이지요. 연중 습윤한 기후는 Af, Cf, Df의 세 가지 기후 유형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 강수량은 다 다르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f의 기준도 달라지게 됩니다. Af는 A(열대) 기후 중 매달 강수량이 60mm 이상인 지역입니다. Cf는 C(온대) 기후 중 매달 강수량이 약 30mm 이상인 지역입니다. Df는 D(냉대) 기후 중 매달 강수량이 약 20mm 이상인 지역입니다.
그럼, 1, 2차 구분을 연결해서 볼까요? Af는 열대기후 중에서 건기가 없이 연중 습윤f한 기후를 말하게 되는 겁니다. '열대 우림 기후'인 거지요. Aw는 열대기후 중에서 겨울w이 건기인(여름에는 우기인) 기후를 의미합니다. '열대 사바나 기후'인 겁니다. Am은 열대기후 중에서 계절풍m이 부는 기후입니다. '열대 몬순 기후'입니다. 한편, 위도상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에 분포하는 C(온대) 기후는 3차 구분을 하기도 합니다. 그 기준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는 일 년 중 기온이 가장 높은 달(최난월)의 평균 기온 22℃ 이상
b는 일 년 중 기온이 가장 높은 달(최난월)의 평균 기온 22℃ 미만 + 월평균 기온 10℃ 이상인 달이 4개월 이상
이 기준을 적용하면 C(온대) 기후는 Cfa(온난 계절풍 기후-최한월 기온이 -3℃~18℃이고 여름에 강수량이 집중하고 겨울에 추움), Cfb(서안해양성 기후-여름이 덜 덥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 많음), Cs(지중해성 기후-여름에 고온 건조하고 겨울에 따뜻하고 강수량은 여름보다 더 많음), Cw(온대 동계 건조 기후-여름에 강수량이 많고 겨울에 많이 추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온대 기후는 대륙의 동쪽과 서쪽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래 표를 참고하면 이해가 쉬울 실 것 같습니다.
(가)는 연중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 유라시아 대륙 동안(동쪽 해안)에 나타나는 서안해양성 기후(Cfb)입니다. (나)는 위도상 그 아래에 분포하지요? A 시기에는 편서풍의 영향을 받고, B시기에는 아열대 고압대의 영향을 받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나) 보다 낮은 위도에서 아열대 고압대가 이동해서 올라오니까, B 시기는 여름입니다. 앞글에서 이미 이야기했지요. 아열대 고압대는 고온 건조합니다. 그래서 (나)는 여름에 고온 하고 건조한 기후가 되는 지중해성 기후인 겁니다. 반면, 지중해 주변 및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는 지역에서는 A 시기(겨울)에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습하고 따뜻한 공기 덕분에 강수량이 여름보다 더 많고 따뜻한 겨울이 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산토리니 섬, 아시죠? 여름에는 고온 건조하고 겨울에는 바닷바람에 춥고 습하답니다. 결국 C(온대) 기후의 분포 지역은 대륙 동안은 Cw/Cfa, 대륙 서안은 Cfb/Cs로 이해하면 됩니다. 이것은 유라시아 대륙에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도 모두 대륙 동안과 대륙 서안에 있는 도시들에 이런 규칙이 적용될 수 있답니다.
(이미지 출처:미래엔 세계지리, 위키백과)